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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5거래일 연속 상승… 관점의 대전환일까? '카카오 사태' 반짝효과?

박기록

<사진>삼성SDS 데이터센터 내부
<사진>삼성SDS 데이터센터 내부

20일 마감된 코스피 시장에서 IT서비스 대표주자 삼성SDS의 주가가 전일대비 1.69% 상승한 12만500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1.6만주)과 기관(2.3만주) 모두 매수 우위를, 개인은 매도 우위(5만주)를 보였다.

5거래일 연속 상승 기록이다. 삼성SDS는 앞서 4거래일 연속 상승은 여러번있었지만 5거래일 연속 상승은 거의 3년만이다.

물론 '5거래일 연속 상승'이라고해도 상승폭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았고, 거래량이 크게 실린것도 아니어서 아직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의 엄혹한 증시 상황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전개다.

◆'카카오 먹통 사태', 삼성SDS 대침체 탈출의 신호탄일까

이번 주 삼성SDS의 주가 상승과 관련해 주목할 포인트는 역시 지난 15일 오후,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다. '카카오 먹통' 대란이 이어지면서 삼성SDS 등 데이터센터(IDC) 인프라의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갑작스럽게 치솟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의 반전이다.

그동안 사업의 포트폴리오와 수익율 수준만 놓고 본다면 삼성SDS는 '올드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 사태로 IDC 및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에 대한 시장 인식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한다.

최근 몇년간 삼성SDS가 역점을 두고 강조해온 MSP(클라우드관리서비스)중심의 클라우드 비즈니스는 사업 전망도 괜찮고 시장 수요도 꾸준하지만 시장 경쟁 또한 치열해지면서 고부가가치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삼성SDS가 보유하고 있는 전국 단위의 탄탄한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가치, 그리고 그것에 기반한 고품질의 IT아웃소싱과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치가 이번 '카카오 사태'를 계기로 전혀 다른 각도에서 재조명 받을 수 있다면 기업 가치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 1년간의 주가 추이만 놓고 본다면, 삼성SDS의 성적은 말그대로 처참한 수준이다.

물론 IT업종에서 1년전과 비교해 주가가 반토막난 종목들이 수두룩하기때문에 삼성SDS만을 탓할일도 아니지만 삼성SDS의 경우는 그동안 답답한 주가 흐름을 반전시킬만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앞으로 '데이터센터 이슈'가 어떻게 더 크게 확산될 수 있을지가 변수지만, 기존의 시장 인식은 비관에 가까웠다. 현재 삼성SDS의 주가는 10년래 구경해본적이 없는 역대 최저치 수준이다.

실제로 최근 NH투자증권은 삼성SDS에 대한 기업분석을 통해, 물류BPO사업이 정점에 이르렀고, 대주주의 상속세 납부에 따른 블럭딜 가능성, 즉 '오버행' 이슈가 지속된다는 점을 약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기준 20만원에서 13만6000원으로 대폭 하향하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NH투자증권이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해처럼 삼성SDS가 IT개발자 유출을 막기위해 4분기 결산에서 3000억원 수준의 적지않은 인건비(인센티브) 추가 지출이 이뤄질 경우, 올해 전체 결산에서도 큰 영업이익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지난 15일 발생한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출처: 윤영찬 의원 페이스북>
지난 15일 발생한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출처: 윤영찬 의원 페이스북>

◆시장 인식의 반전… 삼성SDS가 '데이터센터가 사실상 국가 안보 시설'로 격상된다면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하루가 멀다하고 관련 업계 뿐만 아니라 사회 안정망을 강화하기위한 다양한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크게 주목받지못했던 '데이터센터 아웃소싱' 또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에 부각되는 근본적인 시장 인식의 모멘텀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이후 "카카오톡과 같은 국민 메신저의 사고는 사실상의 국가적 안보 문제"라고 언급했다.

금융 당국을 포함해 정부 차원의 어떤 제도적 보완 대책이 제시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정책 수혜주로서의 기대감은 가져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SDS가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IT아웃소싱에서 1조6233억원(회사 전체 매출의 18.5%), 클라우드 사업에서 5216억원(5.9%)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큰 폭의 성장은 아니지만 클라우드 사업의 경우 20% 매출 규모가 늘었다.

IT아웃소싱과 클라우드, 두 사업별 성격이 약간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탄탄하고 견고한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기반이 돼야하는 사업들이다.

삼성SDS의 전체 사업중 물류BPO 매출 외형이 크기 때문에 '데이터센터'관련한 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아보이지만 국내 IT서비스업계에서는 최대 수준이다.

좌로부터, SKC&C. LGCNS, 삼성SDS 데이터센터 전경
좌로부터, SKC&C. LGCNS, 삼성SDS 데이터센터 전경

현재 삼성SDS는 자체 소유의 서울 상암, 경기 수원, 강원 춘천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중이며, 경기도 화성 동탄의 데이터센터를 건설중이다. 이외에 경북 구미센터 등 4개 센터를 비롯해 11개 통신거점은 임차해 운영중이다.

참고로, 서울 상암센터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관계사 및 호텔신라 등 삼성그룹내 서비스 관계사의 주요고객이고,수원센터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전자관계사가 핵심 고객이다.

춘천 센터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금융관계사의 주요 시스템 백업센터로 활용중이다. 해당 데이터센터들은 모두 티어 3급 수준의 최고 안정성을 공인받았다. 동탄데이터센터는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중이다.

박기록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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