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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죽을 수 있었다” 이태원 참사에 20·30 커뮤니티 ‘패닉’ [디지털 & 라이프]

양원모
<사진자료>MBC뉴스 영상 캡쳐
<사진자료>MBC뉴스 영상 캡쳐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사고) 3시간 전만 해도 이태원이 있었는데…”
“‘나도 죽을 수 있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이상하다”

서울 이태원 한복판에서 150여명이 압사한 이태원 참사 이후 20·30대 온라인 커뮤니티가 ‘패닉’에 빠졌다. “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다”는 인증부터 사고 영상을 본 뒤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내용까지 이태원 관련 글이 게시판을 점령했다.

피해자 대다수가 커뮤니티 주 이용자 층인 10·20대에 집중되면서 충격이 더 큰 모습이다.

30일 오전 에펨코리아 등 20·30대 이용자가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태원 참사 소식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됐다.

전날 밤 에펨코리아, 개드립 등 일부 커뮤니티는 이태원 참사 소식이 본격적으로 전해진 전날 밤 수만~수십만명의 동시 접속자가 몰리면서 사이트가 잠시 다운되기도 했다.

◆151명 사망한 역대 최악 ‘압사’ 참사… “비현실적”, “충격” 반응

소방당국에 따르면 30일 오전 10시 30분까지 확인된 이태원 압사 사상자는 총 233명이다. 사망자는 151명, 부상자는 82명으로 이 가운데 중상자 19명이 포함돼 있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피해자 대다수는 10~20대 젊은 층이었으며, 사상자 가운데 19명은 외국인이었다.

사고 소식이 언론에 전해지기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재 이태원 상황’ 등의 제목으로 구급 대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이태원 거리에 쓰러진 수십명에게 CPR(심폐 소생술)을 시도 중인 영상이 올라왔다. 이때만 해도 ‘우려’와 ‘걱정’의 분위기였던 커뮤니티들은 “추정 사망자가 100명에 달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충격에 빠졌다.

현장을 목격했거나, 구조 활동을 도운 일부 이용자들은 아수라장 같았던 당시 상황을 글로 전했다. 이어 사고 당시 영상, 사상자 수에 대한 뉴스가 속속 이용자들은 “무섭다”, “비현실적이다”, “믿기지 않는다”, “충격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극적 소식에 몸서리를 쳤다.

◆사고 영상 본 네티즌들 ‘트라우마’ 호소하기도… “영상, 사진 퍼뜨리는 행동 자제해야”

사고 초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 사진이 모자이크 없이 올라왔다. 일부 영상은 인파에 깔려 실신하거나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과 없이 담겨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모포에 덮여 거리에 누워 있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살면서 본 영상, 사진 가운데 가장 충격적”이라며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회는 30일 성명서를 내고 “참사로 인한 추가 트라우마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여과 없이 사고 당시의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런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 명예를 훼손하고, 2·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모두가 시민의식을 발휘해 추가적인 유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가트라우마센터에 이태원 사고 심리 지원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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