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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철통 경비속 빈 살만- 4대 기업 총수 회동… 670조원 ‘네옴시티’에 초집중

백승은

- 이재용·최태원·정의선·박정원 회장 참석…재계 임원 8명 자리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미스터 에브리씽(Mr. Everything)’.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일컫는 단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지난 2017년부터 사우디를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다. 이 점 때문에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이번에 3년5개월만에 한국을 찾아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오일 머니’의 등장에 삼성·SK·현대차·한화 총수를 비롯한 경영진 8명도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회담의 중심에는 사우디가 총괄하고 있는 신도시 개발사업 ‘네옴(NEOM)시티’가 있다. 네옴시티는 세계 최대 규모 친환경 스마트 시티 건설 프로젝트로 사업비만 670조원이 넘는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경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4대 기업 총수가 환담을 가졌다.

◆尹의 한남동 관저 첫 외빈… 삼성·SK·현대차·한화 총수 한자리에

빈 살만 왕세자는 17일 새벽 0시30분경 전용기 편으로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로 이동했다. 빈 살만 왕세자와 일행은 롯데호텔 객실 400여개를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날이 밝자 오전 윤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로 이동해 환담과 공식 오찬을 가졌다. 한남동 관저의 첫 외빈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환담 및 오찬은 2시간30분 동안 이어졌다.

이날 오전에는 ‘한-사우디 투자 포럼’이 열렸다. 빈 살만 왕세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국내 기업과 사우디간에 총 26개의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관저 회담을 마친 뒤 롯데호텔로 돌아온 빈 살만 왕세자는 오후 5시 4대 기업 총수와의 차담회 겸 환담에 참석했다. 롯데호텔 외부에는 흰 천막이 둘려싸여 왕세자가 오가는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다만 빈 살만 왕세자를 제외한 국내 재계 총수들은 천막 외부로 이동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가장 먼저 롯데호텔 내부에서 대기 중이었다. 이날 오후 4시20분경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을 시작으로 재계 총수가 속속 등장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출처=디지털데일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출처=디지털데일리>

4시30분경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모습을 보였다.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나란히 참석했다. 이어 이재현 CJ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까지 롯데호텔에 모두 모였다.

차담회는 기존 오후 5시경 진행될 계획이었으나 PCR 검사 등으로 20분가량 늦게 진행됐다. 오후 7시가 넘는 시각에서야 참가했던 기업 총수들은 롯데호텔을 떠났다.

◆눈길 쏠린 670조원 규모 신도시 ‘네옴시티’란?

총수들의 촉각은 빈 살만이 주도하는 신도시 건설사업 네옴시티에 기울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타북주 일대에 2만6500킬로미터(㎢)로 조성될 계획이다. 서울시의 44배에 달하는 크기다. 지금까지 구상된 네옴시티는 그린수소와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인프라를 갖추고 로봇이 물류와 가사노동을 담당한다. 사업 규모만 5000억달러(약 673조원)에 달할 만큼 엄청난 규모다.

네옴시티의 대표 프로젝트 중 하나로는 ‘더라인’이 있다. 더라인은 도시 전체를 유리 벽에 담은 건축물로, 길이 170킬로미터(㎞) 폭 200미터(m)에 달한다. 100% 재생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고, 도시 양 끝을 2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그 외 프로젝트로는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산악관광단지 ‘트로제나’ 등도 포함된다.

◆韓 4대 기업의 공략 포인트는?

국내 업계의 수주 역시 기대가 쏠리고 있다. 삼성 계열사 내에서는 삼성물산이 앞장선다. 삼성물산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건물 건설에 모듈러 건설 기술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더라인 핵심 터널 공사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인공지능(AI) 과 5세대(5G) 무선통신 및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협력 방안을 추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도심항공교통(UAM)을 비롯해 수소차 진출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미래항공모빌리티(AAM)와 로봇, 자율주행 등 네옴시티의 모빌리티 사업을 중심으로 협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와 한화는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방점을 뒀다. 각 수소와 태양광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SK 그룹의 에너지 계열사 SK E&S가 주도하는 수소 사업을 앞세워 수주를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 한화는 수소와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다만 이날 차담회에 참석한 재계 총수들은 별다른 발언을 남기지 않았다. 롯데호텔을 나서던 정기선 사장은 “저희 오랫동안 같이 여러 사업을 같이한 파트너다. 앞으로도 여러 가지 미래사업도 같이하자는 논의가 있었다”라며 참석 소감 및 성과에 대해 간략하게 밝혔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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