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최근 애플의 무선이어폰 ‘에어팟’이 보청기능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의료기기와 일반 전자제품을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기술전문매체 더버지는 에어팟 프로 등 OTC(Over The Counter Drug; 의사 처방없이 구입 가능한 일반 의약품)보청기와 처방 보청기의 다른 점을 설명했다.
에어팟 프로가 경증 난청 환자의 일상생활을 어느정도 보조할 수는 있지만, 청각 손실의 진행을 늦추는 등 근본적인 치료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연히 환자 개인의 청력 손실 정도를 보완하는 맞춤형 제작도 어렵다.
◆ 에어팟 프로, 보청기보다 PSAP에 가까워
지난 15일 과학전문지 아이사이언스에는 에어팟 프로가 보청기의 저렴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대만 연구진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특정 소리 증폭을 돕는 ‘라이브 듣기’와 배경 잡음을 제거하는 ‘대화 부스트’ 기능을 이용하면 조용한 환경에서 기본적인 보청기와 견줄 만했다는 것이 해당 연구진의 설명이다.
그러나 에어팟 프로는 보청기보다 개인용 음향 증폭기(Personal Sound Amplification Products; PSAP)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의견이다. PSAP는 FDA의 규제를 받지 않고 보청기와 같은 품질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 OTC 시장 확대... 처방 보청기와 용도 구별해야
한편 최근 미국 내 헤드폰 제조 업체들은 OTC 보청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의 난청 환자는 약 3000만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 중 실제로 보청기를 사용하는 비율은 15~30% 정도인 만큼 블루오션으로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보청기 착용 기피 원인으로 ▲고가의 보청기 가격 ▲타인의 시선을 끄는 보청기 디자인 등이 꼽히고 있어, 비교적 저렴한 데다가 무선 이어폰의 모습을 한 OTC 보청기가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애플과 삼성은 PSAP와 유사한 기능을 공개하고 있고, 소니는 두 종류의 OTC 보청기를 출시했다.
다만 OTC와 처방용 보청기의 비교 분석 사이트 ‘사운들리(Soundly)’ 대표인 블레이크 캐드웰은 “(일반 OTC 이어폰의 기능이 도움되기에는) 보청기 착용자의 경험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라며, “에어팟 등의 일반 제품은 하루종일 착용하기에 보청기만큼 편안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OTC 이어폰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주장도 언급했다. “비즈니스 미팅 등 격식있는 자리에서는 이어폰이 오히려 무례함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에어팟이 특정 기술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지만, 실제로 청각 증폭을 위해 에어팟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