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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멈추고 다시 채용하겠다"...말바꾼 머스크, 트위터 직원들 회유 성공할까

신제인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가 해고를 멈추고, 다시 고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더 버지가 입수한 내부 소식에 따르면, 이날 머스크는 트위터 직원들과 함께한 전원회의에서 정리해고가 마무리됐다고 알리며 엔지니어링과 영업분야에서의 모집 확대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직원들에게 지인의 채용 추천도 적극 권장했다.

트위터가 새로 채용한다는 엔지니어링과 영업 분야 직원의 역할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머스크는 이날 회의에서 “중요한 고용인만큼 소프트웨어를 잘 사용하는 사람들을 우대한다”라고만 언급했다.

◆ 머스크, 발등에 불… 남아있는 직원들 ‘불편한 마음’ 잡을까

머스크가 경영권을 잡기 시작한 지난 3주간 트위터는 직원 약 7500명 중 60% 이상을 해고했다. 그 중에는 오랜 경력의 엔지니어와 책임자 등이 포함됐으며, 꼭 필요한 인력을 실수로 해고한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무분별한 해고에 트위터가 온전한 경영이 어려워졌다는 비판이 최근 회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해고되지 않은 직원들의 잔류 여부도 불투명해지자, 앞서 머스크는 남은 2700여명의 직원들에게 ‘핵심사업 재설정’과 ‘트위터 2.0’ 출시를 위해 회사에 계속 남아줄 것을 직접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즉, 채용 확대와 더불어 추천 채용도 권장한다는 머스크의 이날 발언은 직원들에게 일종의 ‘회유책’을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직원들의 업무 부담은 점점 가중되고 있다. 핵심 팀의 리더가 거의 해고된 가운데, 최근 머스크가 모든 직원들에게 매주 자신의 한 주간 업무 브리핑을 메일로 보낼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또 머스크는 이날 회의에서 “우리는 다른 견해도 포용할 줄 알아야 하며 광범위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대표해야 한다”라고 발언했지만, 실제로는 최근 자신을 비판하는 트윗을 게시한 수십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등 독재자적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일종의 ‘회유책’ 제시… 스톡옵션 보상

이날 회의에서는 머스크가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직원 보상에 대해서는 “트위터에서 스톡옵션(임직원이 회사의 주식 일정수량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을 부여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이는 머스크가 소유한 또 다른 기업 ‘스페이스 X’에서는 이미 운영하고 있는 제도와 유사한 형태다.

또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트위터 본사를 테슬라 본사가 있는 텍사스로 옮기는 계획을 묻는 질문에 머스크는 “아직 계획이 없다”라며, “트위터 본사를 텍사스로 옮기는 것은 곧 트위터가 좌파에서 우파로 바뀐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것은 우파의 트위터 인수가 아닌, 온건파의 트위터 인수”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는 민주당이, 텍사스는 공화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현재 정권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그간 테슬라와 함께 텍사스에 자리를 잡고 있던 머스크는 가짜뉴스와 혐오발언 등을 검열해온 기존 트위터를 비판하며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고, 공화당 투표를 공식 선언하는 등 보수 우파에 가까운 행보를 이어왔다.

이를 미뤄볼 때, 이번 회의에서 머스크의 발언들은 트위터의 존속을 위해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고자 한 ‘정치적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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