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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정부 디지털 혁신의 시작 '디지털플랫폼정부', 공공SW 사업 변화 불가피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2001년 전자정부법 제정 후, 전자정부 구현을 통해 국민편의와 행정효율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전자정부시스템이 대변혁의 발판을 마련한다. 새로운 변화는 정부공공 SW사업 방식에도 혁신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통합(SI) 사업을 탈피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민간 자원과 SaaS 등을 활용해 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인 정부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위원장 고진)는 12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이하 ‘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을 위해 위원회가 각 부처와 함께 추진 중인 주요 정책과제를 발표하고, 향후 정책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국민 불편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국민체감 선도과제 추진방안을 확정하고, 디지털서비스 개방, 국가R&D 종이 문서 최소화 방안 등 7개 안건이 논의됐다. 우선 공공 누리집(웹사이트)과 모바일 앱에서만 가능했던 디지털서비스를 국민에게 친숙하고 편리한 민간 앱(웹)에서도 신청‧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서비스 개방을 본격 추진키로 결정했다.

◆전자정부시스템 혁신의 시작=이번 국민체감 선도과제를 시작으로 20여년간 국가 및 정부, 공공기관의 이용 편의성을 확보해왔던 전자정부시스템은 변화의 기로에 섰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그동안 전자정부시스템이 국내 정부행정 서비스를 국민에 제공하던 서비스가 한단계 더 발전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관련 사업을 검토해왔다.

전자정부시스템은 디지털 서비스, 모바일 등 정보기술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행정을 하는 정부를 지원하기 위한 IT시스템이다. 우리가 이용하는 민원24, 국세청 홈택스 모두 전자정부 서비스의 일부로 현재 정부24, 홈텍스, 나라장터 등 1300여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1300여개의 시스템이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예를 들어 홈텍스를 이용하기 위해 본인인증 과정을 거쳐야 하며 홈텍스에 제출하기 위한 타 정부 및 공공기관의 자료를 검색, 제출하기 위해선 해당 사이트에 다시 접근, 로그인 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다수의 공공 서비스가 부처 및 기관 간 연계가 되지 않아 국민이 체감하는 서비스 편의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관계자는 “해외 정부 시스템의 경우 각 부처별 홈페이지에서 해당 서비스를 찾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포털에서 관련 업무를 찾는 식이다. 예를 들어 세금신고의 경우 우리처럼 국세청 페이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정부 포탈에서 세금 항목을 클릭해 들어가면 거기서 원스톱으로 세금신고와 납부가 원스톱으로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여기에 정부공공시스템이 최신의 디지털 기술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국민연금공단 지능형 연금복지 통합플랫폼 구축사업, 조달청 차세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 전면개편 구축사업,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나이스),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 구축 등 정부기관의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책정해 진행되는 사업은 금융권의 차세대시스템처럼 2년 이상의 기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빅뱅 방식의 사업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융권에서도 점진적 구축 방식이 대세가 되는 것처럼 정부공공시스템 역시 IT 및 디지털 기술을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여기에 최근 문제가 된 공공시스템의 잇따른 먹통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인력을 투입해 일거에 사업을 진행하는 빅뱅 방식의 시스템 통합(SI) 사업이 지양돼야 한다는 것이 최근의 분위기다.

◆정부 주도 사업에서 민간 주도 사업으로=이미 이러한 문제의식은 행정안전부가 추진 중인 제2차 전자정부 기본계획〔2021년~2025년〕에 담겨있기도 하다. 행안부는 세계 주요국가들이 공공서비스의 디지털화, 클라우드 확대 등 국가 핵심전략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중앙부처의 일부 서비스가 아닌 모든 공공서비스를 국민 누구나디지털로 쉽게 이용하도록 전면적인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정부시스템은 ▲사용자가 필요한 시스템을 직접 찾아야 하는 불편 ▲기관 간 경계없는 디지털 서비스 제공 및 데이터 공유에 제한 ▲국민이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민간 디지털서비스의 공공부문활용 및 기존 공공서비스와 연계 확대 필요 ▲정보시스템의 80%가 소규모 전산실에서 관리되고 있어 사이버위협, 긴급상황 시 탄력적 대응이 어려워 클라우드로 전면전환이 필요 등 산적한 문제가 파악되고 있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정부 주도의 SW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의 자원과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 주도의 전자정부시스템을 이제 민간에 개방해 보다 빠르게 편한 서비스로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시스템을 일거에 민간에 개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 SI 사업에서 탈피해 클라우드 기반의 유연한 시스템 구축과 이를 통해 1700여개 정부시스템을 서로 심리스하게 연결하는 것은 기존 시스템에 대한 아키텍처 분석과 표준화 등의 작업이 필요한 지난한 일이다.

다만 현재 국가정보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율이 42.5%에 이르는 상황이고 행안부가 공공정보화 개발 기반을 표준화하여 사업자 종속성을 탈피하고, 소프트웨어 재사용성 등을 높이기 위해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를 개발, 보급해와 정부시스템의 심리스한 통합이 어렵지 만은 안다는 것이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의 복안이다.
이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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