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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美·中보다 느리다고?…초고속 인터넷 순위 논란 [IT클로즈업]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이달 초 한 해외사설기관이 발표한 국가별 초고속 인터넷 속도 순위를 놓고 업계가 시끄럽습니다.

최근 우클라(Ookla)가 운영하는 인터넷 속도 측정 사이트 ‘스피드테스트’는 우리나라의 초고속 인터넷 속도가 2022년 11월 기준 171.12Mbps(다운로드 기준)를 기록하며 34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스피드테스트의 글로벌 인덱스를 보면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순위가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9위 수준을 유지했으나 10월 이후 순위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2021년 11월과 2022년 5월엔 9위를 기록했으나, 같은해 8위엔 19위로 내려갔다가 11윌엔 34위까지 뚝 떨어진 것입니다.

이는 모나코(320.08Mbps), 칠레(291.62Mbps), 스위스(278.40Mbps), 심지어 물론 중국(276.10Mbps)과 일본(257.37Mbps), 미국(253.36Mbps)보다도 낮은 것입니다. 특히 도시별 순위에서도 서울의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도 크게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작년 11월 기준 서울의 인터넷 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95.59Mbps에 그치며 전월 대비 4계단 떨어진 42위로 내려갔습니다. 스피드테스트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인터넷 속도가 가장 빠른 도시는 중국의 베이징(256.03Mbps)이며 상하이(228.80Mbps), 태국 방콕(227.58Mbps), 프랑스 리옹(220.97Mbps) 순으로 모두 서울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에 누리꾼들도 “해외여행을 가 봐도 우리나라보다 인터넷 속도가 빠른 곳은 보지 못했다”며 순위 객관성에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정부와 통신업계도 이같은 조사결과에 객관성이 결여됐다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실제 이는 우리 정부가 조사한 결과가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당장 지난달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발표한 ‘2022년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500Mbps, 1Gbps급 유선인터넷 전송 속도는 모두 전년 대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가장 속도가 낮은 500Mbps 기준으로도 스피드테스트 조사 결과보다 약 3배 가량 빠른 수치입니다. 실제 유선 인터넷 이용자 상시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500Mbps급 상품의 다운로드 속도는 493.34Mbps로 전년 470.08Mbps에 비해 개선됐으며, 1Gbps의 경우도 980.86Mbps로 2021년(962.62Mbps)에 비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약 2200만명 중 500Mbps급 이상 서비스 가입자는 60%를 넘어섰고, 작년 하반기 이후 초고속인터넷 속도에 대한 민원이 증가하지 않았던 것을 보더라도 스피드테스트의 이같은 수치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정부 역시 스피드테스트는 각 국의 측정서버 개수 및 성능, 국가별 전체 측정건수, 측정 속도 분포 등 구체적인 측정조건과 방식, 내용을 공개하고 있지 않아 국가별 객관적 비교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국가별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환경, 테스트 이용자의 서비스 상품, 측정 방법, 통계 데이터 등을 밝히고 있지 않은 만큼 객관적 검증이 어렵고, 특히 단기간 내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어 신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도시 국가로 설비 투자비가 적은 모나코, 싱가포르가 가장 속도가 빠른 점이나 일정규모 이상 국가에서 국가 인프라 수준이 낮은 칠레의 인터넷 속도가 빠른 점 등은 조사의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반증합니다.

일각에선 스피드테스트의 조사결과를 놓고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망은 품질 열위인 광동축 혼합망 등을 사용했고, 후발국들은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 광케이블을 구축한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도 정부와 통신사는 OECD의 조사결과를 공개하며 즉각 반박에 나섰습니다. 2021년 12월 기준 OECD 조사에 따르면, 국내 초고속인터넷 인프라의 광동축 혼합망 비율은 미미한 수준이며, IP망 전환을 통해 OECD 국가 중 FTTH 보급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OECD 통계에선 우리나라의 거주자 100명당 100Mbps급 이상 인터넷 가입자 수는 40.4명으로 전체 유선인터넷 회선 수 대비 광케이블 기반 회선 수 비중(86.61%)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스피드테스트 국가별 순위에서 3위를 기록한 칠레의 경우, 거주자 100명당 100Mbps급 이상 인터넷 가입자 수는 15.5명이며 광케이블 기반 회선 수 비중은 56.67%에 불과했습니다.

통신업계는 특히 올해부터 시행되는 신축 건축물의 광케이블 설치 의무화에 따라 보다 많은 국민들이 1Gbps 이상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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