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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결제로 자금추적 회피 등...웹툰 작가 등 유명인 84명 탈세혐의 적발

양원모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탈세가 의심되는 연예인, 운동선수, 유튜버 등이 무더기로 국세청 세무 조사를 받게 됐다. 또한 가상화폐 등을 통해 자금 추적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세금 탈루를 한 혐혐의도 적지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가족 명의 1인 기획사를 세워 소득을 축소하고 친인척에게 허위 인건비를 지급하거나, 후원금·광고 수입을 차명 계좌로 받아 빼돌리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사회적 지명도를 이용해 고수익을 누리면서 세금을 불법적으로 회피한 탈세 혐의자 84명에 대해 세무 조사에 착수한다고 9일 밝혔다.

국세청은 이들을 '유명 주식 유튜버',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재테크 방송 전문 유튜버' 등이라고 설명하면서 국세기본법에 따라 실명은 밝히지 않았다.

조사 대상자는 총 84명으로, 이 가운데 연예인·운동선수·게이머·웹툰 작가 등 인적 용역 사업자는 18명이다. 연예인은 배우, 가수 등이며 운동선수는 프로야구 선수와 골프 선수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대상 가운데는 탈세 추정액이 100억원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방송 작가 출신 연예인 A씨는 가족 명의로 1인 기획사를 차려 수입 금액을 분산하고, 실제로 일하지 않은 친인척에게 인건비를 허위로 지급했다. A씨는 각종 방송과 유튜브에 출연하고 있다.

운동선수 B씨는 가족에게 가짜로 인건비를 줬고, 게이머 C씨는 해외 대회에서 받은 상금을 신고하지 않았다. 소셜 미디어에 명품 사진 등을 올리며 부를 과시했던 웹툰 작가 D씨는 법인을 세워 자신이 보유한 저작권을 공짜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신고 소득을 줄여 세금을 탈루했다. D씨는 법인 명의로 여러 대의 슈퍼카를 사고 법인카드로 사치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유튜버 등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 26명, 주식·코인·부동산 등 온라인 투자정보서비스 및 플랫폼 사업자 19명이 조사 대상으로 포함됐다고 밝혔다.

재테크 전문 유튜버 E씨는 방송 수입과 시청자 후원금을 차명으로 받아 소득을 숨겼다. 가상 자산 거래소를 홍보해 시청자 가입을 유도하고 추천인 수수료는 가상 자산으로 받은 뒤 신고는 누락하기도 했다.

주식 유튜버 F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투자정보서비스 업체의 동영상 강의 판매 수입 수십억원을 차명 계좌나 가상 화폐로 받아 빼돌리고, 직원 명의로 경영 컨설팅 업체 10여개를 만들어 외주 용역비 명목의 가짜 세금 계산서를 받았다.

국세청은 E씨를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재테크 방송 전문 유튜버', F씨를 '주식 시장 상승기에 매출이 4배 이상 급증한 온라인 투자 정보 서비스 업체를 운영하는 유명 주식 유튜버'라고 설명했다.

인플루언서 G씨는 의류 판매 대금을 계좌로 받고 신고는 누락했다. 탈루한 소득으로는 고급 주택을 샀고 법인 카드는 해외여행, 피부 관리, 자녀 교육에 썼다.

국세청은 건설업·유통업을 하며 지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역 유지' 21명에 대해서도 세무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은 직원·주주 명의로 된 수도권 부동산을 제3자에게 임차한 뒤 자기 법인이 시가보다 비싸게 임차한 것으로 꾸며 법인 자금을 빼돌리거나, 자녀가 대표로 있는 법인에서 원재료를 비싸게 매입해 이익을 몰아줬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사회적 영향력이 큰 유명인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세청은 국세기본법에 따라 이름은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국세기본법은 세무 공무원이 납세자 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적법 절차 준수, 예측 가능성 제고, 조사 부담 축소라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위법·불공정 행위로 부당 수익을 누린 탈세자에 대해 공정·적법 과세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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