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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에 가려진 '메타버스', "오픈소스와 결합으로 도약 할 것"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오픈AI의 ‘챗GPT’가 IT시장에서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것으로 보이는 것 중 하나가 메타버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메타버스는 기업은 물론 일반 대중에 이르기까지 화제 중 하나였고 가트너 등 시장조사 회사들도 메타버스를 차세대 핵심 신사업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메타버스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아직 수익성 면에서 의문인데다 챗GPT로 다시 재조명되고 있는 AI기술에 기업들의 관심이 대거 몰린 탓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최근 방한한 로열 오브라이언(Royal O'Brien) 오픈 메타버스 재단(Open Metaverse Foundation) 대표는 “메타버스가 사그러 들기 보다는 본격적인 ‘빌드 사이클’로 넘어갔다고 봐야 한다. 그동안 메타버스가 많이 회자됐지만 실제 구축사례로 연결됐다고 보긴 어려웠다. 시장 자체가 잠잠해지긴 했지만 이제 본격적인 구축을 통해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로열 오브라이언(Royal O'Brien) 오픈 메타버스 재단(Open Metaverse Foundation) 대표
로열 오브라이언(Royal O'Brien) 오픈 메타버스 재단(Open Metaverse Foundation) 대표
오픈 메타버스 재단은 리눅스 재단의 프로젝트 중 하나다. 개방적이고 세계적으로 확장 가능한 메타버스를 지원하기 위한 개방형 표준 및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벤더 중립적인 커뮤니티다.

SW가 오픈소스와 만나 비약적인 향상과 고도화를 이끌어낸 것처럼 메타버스 역시 오픈 커뮤니티와 결합을 통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게 로열 오브라이언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이번 방한 목적에 대해 “오픈소스는 한 나라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가, 조직간의 호환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메타버스 역시 국가와 조직을 뛰어넘기 위한 표준화 작업을 수행중이며 한국도 당연히 이러한 커뮤니티에 합류해야 한다고 보고 기업들과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만난 한국 기업들 역시 메타버스가 왜 필요한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메타버스 경제에 편입하려면 오픈 커뮤니티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픈 커뮤니티에 들어오면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호환이 가능해, 전 세계에서 유통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외국에서 만든 콘텐츠도 한국에 들어와서 호환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이해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로열 오브라이언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한국이 메타버스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경기불황이 와도 살아남는 것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다. 한국 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오픈소스는 국가 간 제약도 없다. 그런 부분에서 한국 기업에 세계 시장에서 마주칠 수 있는 제약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초기 메타버스 시장은 기업들의 팬데믹으로 인한 업무환경 변화에 따라 대체제로서 부상해왔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미팅을 진행하거나 대고객 이벤트를 진행하는 장소로 각광받아왔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를 접한 기업들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방안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로열 오브라이언 대표는 “일부 산업에서는 메타버스의 발전속도가 느린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가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는 ‘디지털 트윈’은 기업 서비스의 뒷단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발전 속도를 알아채긴 힘들다. 하지만 교육, 미팅, 회의 등 분야에서 메타버스가 활성화되면 기업 시장에서의 메타버스 활성화가 눈에 띠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NIPA 메타버스허브에서 국내 시장상황을 듣고 있는 로열 오브라이언 대표(오른쪽)
NIPA 메타버스허브에서 국내 시장상황을 듣고 있는 로열 오브라이언 대표(오른쪽)

이미 기업차원의 메타버스 발전 가능성은 확인됐다는 것이 로열 오브라이언 대표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과 같이 기업 향 메타버스 서비스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제조공정, 플랜트 전체를 확인하고 통제하는 것들이 이뤄지고 있다. 또, 고층빌딩을 지을 때 바람에 의한 시뮬레이션 사전 테스트를 해 본다는지 하는 사례 등이 있다. 이러한 기업의 메타버스는 ‘프라이빗 메타버스’로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디지털 트윈의 수준은 높은 편이라는 진단이다. 로열 오브라이언 대표는 “리눅스 재단 산하 신규재단으로 런칭된 ‘오버추어 맵스 재단’의 경우 5개 기업이 자사가 가지고 있는 지도자산을 공유해서 프로젝트가 만들어졌다. 도시안의 나무들의 위치까지도 설정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고 연결성을 확보해 메타버스 엔진과 툴이 공유되는 환경을 구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오픈소스가 메타버스에 있어 중요한 이유는 커뮤니티가 기업이 협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각자 가지고 있는 메타버스 기술에 대한 표준화, SW 재사용을 지원한다.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모두가 공유하기 때문에 힘을 발휘하게 되며 오픈 메타버스 재단은 전 세계 개발자들이 개발할 수 있는 기반과 필요한 툴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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