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자사 제품에 적용됐던 1만3000개에 부품을 다른 제품으로 대체했다고 17일(현지시간) 로이터가 전했다.
시장에선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이후, 화웨이가 미국산 고성능 반도체 칩 등 부품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작 화웨이는 기존 부품 공급 라인을 바꿔 정상적으로 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사실은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사진)이 지난월 상하이 지아통대학에서 진행한 전문가들과의 대담에서 공개된 것이다.
이 자리에서 런 회장은 “지난 3년간 중국 내부에서 1만3000개의 부품을 조달해 대체했으며, 4000개 정도의 회로 기판도 재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로 기판의 성능이 매우 안정적”이라고도 평가했다.
로이터는 런 회장의 발언을 완벽하게 검증할 수 없지만 미국의 무역 제재로부터 탈출구를 찾으려는 화웨이로서는 나름의 해법을 찾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만약 런 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미국의 중국 IT기업 제재에는 심각한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얘기도된다.
앞서 5G 장비 분야의 공룡인 화웨이는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정부부터 미국의 강력한 수출 통제를 받아왔으며 현재 바이든 정부에서도 기조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로인해 화웨이는 미국 반도체기업으로부터 통신 칩을 제때 제공받지 못했으며, 또한 자체 칩 설계를 위한 고급 장비를 확보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특히 런 회장은 화웨이가 2022년만 연구개발에 238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연구개발(R&D) 지출을 계속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를위해 ‘메타(Meta)ERP’로 명명된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도 구축해 독자적인 공급망 관리 체계에 나설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렌 회장은 화웨이가 ‘챗GPT’의 경쟁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 없으며 AI ‘기반 컴퓨팅 파워 플랫폼‘에 계속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