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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누누티비’ 나올라…OTT 업계가 우려하는 이유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불법 영상 스트리밍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우려를 산 ‘누누티비’가 결국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업계에선 의심의 눈초리가 여전하다. 또 다른 불법 사이트가 파생돼 ‘제2의 누누티비’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이번을 계기로 정부의 상시적인 대응 체계가 정립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불법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는 지난 14일 0시부터 서비스를 종료했다. 누누티비는 공지를 통해 “겉잡을 수 없는 트래픽 요금 문제와 사이트 전방위 압박에 의거 심사숙고 끝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누누티비는 국내 OTT 콘텐츠와 드라마, 영화 등을 불법으로 제공하고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린 사이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실에 따르면, 누누티비는 2021년 10월 개설 이후 접속자가 총 8348만명에 달한다. 최근 제작된 전용 앱까지 합치면 실제 접속 횟수는 1억건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OTT 업체와 방송사 등으로 구성된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누누티비의 불법 스트리밍으로 인한 저작권 피해가 약 4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누누티비가 불법 도박 광고로 얻은 이익만 해도 최소 33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정부와 수사기관, 업계는 누누티비의 불법 영업에 적극 대응해 왔다.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가 누누티비를 고발해 경찰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수사에 착수했고, 문화체육관광부·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누누티비 대응 정부TF를 구성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직접 매일 인터넷주소(URL) 차단에 나섰다.

누누티비의 서비스 종료는 이러한 전방위 압박의 결과로서 불법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를 무력화 했다는 데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OTT 업계에선 여전히 우려가 나온다. 누누티비의 서비스는 종료됐으나 암암리에 군소 불법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들이 남아 있고, 언제 누누티비와 같은 대형 사이트로 진화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 누누티비 주 수익이었던 국내 불법 도박 광고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커 불씨는 항상 켜져 있다는 지적이다.

누누티비가 서비스 종료를 선택한 데는 정부와 수사기관의 압박도 있겠지만 트래픽 급증에 따른 망 비용 문제가 큰 부담이 된 것이란 해석도 있다. 실제 누누티비는 압박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오히려 전용 앱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 아랑곳 않고 불법 영업을 해 왔던 만큼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시선도 나온다.

OTT 업계 관계자는 “누누티비는 수사망을 회피하기 위해 잠시 중단한 것일 수도 있다. 언제든 다른 방식으로 서비스할 가능성이 있다”며 “누누티비 외에도 많은 서비스들이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지속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OTT 업계는 ‘제2의 누누티비’ 탄생을 막고 불법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의 상시적인 대응체계 마련과 더불어 법 개정 등 국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 변재일 의원은 최근 누누티비 같은 불법 사이트 접속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사업자뿐 아니라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사업자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국내에 캐시서버를 설치할 때 접속차단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누누티비에 대응해온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누누티비 서비스 종료와 별개로 수사는 계속 진행될 것이란 입장이다. 협의체는 “본 건 서비스 종료는 협의체 대응 및 수사기관의 수사 방향성과는 무관하며 범죄자 추적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관심이 떨어지면 집중도도 떨어지고, 다시 활개칠 것이므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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