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실적분석] 우리넷, 작년 다시 적자 전환…실적 반등 시급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광통신망 전문기업 우리넷이 흑자 전환 1년 만인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2020년 33억원의 영업손실을 넘어 회사 설립 후 최대 규모 손실을 냈다. 경기침체에 따른 원자재 수급에 대한 원가율 상승 때문으로 분석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넷은 2022년 연결기준 매출 623억원을 올렸으나 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우리넷은 2020년 33억원 영업손실을 냈다가 2021년 2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지난해 다시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매출 감소 영향이 컸던 2020년 적자 상황과 달리 지난해에는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에 따른 원자재 수급에 대한 원가율 상승 영향으로 적자를 냈다. 실제 우리넷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1% 상승했지만, 동시에 매출원가도 전년 428억원에서 작년 497억원으로 16.3% 증가했다.
연구개발비도 전년보다 많이 투입됐다. 2021년 92억원에서 지난해 113억원으로 22.8% 상승했고, 전체 매출액 가운데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2.8%에서 18.5%로 증가했다.
현재 우리넷의 사업부문을 살펴보면, 먼저 ▲광패킷전송장비인 MSPP와 PTN(OPN), 액세스게이트웨이, 셀룰러IoT 등 제품군을 개발해 통신사에 판매하는 ‘전송사업’이 전체 매출의 70.7%를 차지한다. 또한 ▲OLED 디스플레이 유기물 소재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납품하는데, 이 매출 비중이 11.7%다. 그밖에 ▲제품 설치 및 유지보수 사업(13.2%) ▲미술품 사업(1.4%) 등이 있다.
우리넷은 통신3사(KT·SK·LG유플러스)와 공공기관(한국철도시설공단·공사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내수 매출이 전체 매출의 88.3%를 차지한다. 수출 매출은 11.7% 비중으로 크지 않다. 우리넷은 삼성물산·KT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벤더파이낸싱 사업에 기술 컨설팅 및 장비 공급으로 해외시장에 진입했으며, 국내에서 구축한 제품을 파트너 중심 판매에서 대상 지역 중심 판매로 순차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5G와 관련해서는 최근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 인증을 획득했고, 지난해 12월에 이어 추가적으로 5G 모뎀과 USB 동글 모뎀의 인증도 완료했다. 인증된 제품은 미국 프라이빗 5G 운용사업자, 5G망 구축사업자, 글로벌 핵심 업체에 제공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로부터 이음 5G IoT ‘M.2’ 모듈에 대한 KC 인증을 받고, 프라이빗 5G 단말사업에도 진출한 바 있다.
또 SK텔레콤과 인공지능(AI)의 바톤을 이어받을 양자암호 관련 사업도 진행 중이다. 우리넷은 SK텔레콤과 양자암호화 관련 협력을 통해 양자암호 키분배기(QKD) 방식의 전송암호모듈 장비를 개발했다.
이 밖에 우리넷은 자회사 제이스테어(지분율 95%)와 스타트아트코리아(65%) 등을 통해 K컬쳐(게임·미술·패션·음악 등)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온·오프라인 플랫폼 사업을 미래성장동력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한편, 우리넷의 최대주주였던 세티밸류업홀딩스는 지난달 5일 우리넷벨류업파트너스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넷밸류업파트너스는 에솝홀딩스가 우리넷 인수를 위해 올해 3월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이번 매각으로 세티밸류업홀딩스은 320억원의 투자금을 회수하게 됐다.
세티밸류업홀딩스와 우리넷밸류업파트너스는 이번 M&A를 위한 우리넷의 주당 양도가액을 1만1884원으로 책정했다. 우리넷의 발행주식 총수(1075만4239주)를 감안하면 전체 지분가치를 1278억원으로 추산한 것이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우리넷으로서는 향후 실적 개선을 통한 주가 상승이 과제로 지목된다.
우리넷의 최근 주가 추이를 보면 꾸준히 8000~9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올해 3월10일 세티밸류업홀딩스의 지분 매각 소식으로 장중 1만3660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가, 다시 1만원 미만으로 하락해 현재까지 이어지는 추세다. 전일종가 기준으로는 전일대비 0.62% 오른 814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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