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운드리 사업부 출범 5년 만에 매출 2배

- 퀄컴·AMD 등 고성능 칩 생산 맡을 듯

- GAA 선제 도입 효과 기대…경계현 “2나노부터 다를 것”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5년 연속 15% 이상 성장을 지속한 가운데 반도체 사업 수장이 5년 안에 대만 TSMC를 제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7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2년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 연매출을 208억달러(약 27조6000억원)로 추산된다. 200억달러를 돌파한 건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2018년 117억달러(약 15조5000억원)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옴디아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을 15.6%로 집계했다. 여전히 TSMC와 격차는 크지만 완전한 2위로 올라섰고 첨단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유일한 대항마로 거듭나기도 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1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실적은 전기 및 전년동기대비 주춤했으나 긍정적인 소식도 들려온다. 5나노미터(nm) 이하 최신 공정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이 정상궤도에 올랐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TSMC에 크게 밀리면서 퀄컴,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을 내준 바 있으나 수율을 대폭 끌어올리면서 이들 업체와 논의를 재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퀄컴, AMD 등 일부 상위 제품은 삼성전자가 수주를 따낸 것으로 파악된다.

하반기 출시되는 구글 스마트폰 ‘픽셀8’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텐서3’ 생산을 비롯해 미국 암바렐라, 독일 비딘티스, 한국 딥엑스·리벨리온 등을 고객으로 맞이하기도 했다. 일본, 중국 등지에서 TSMC 협력사를 빼앗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4일 카이스트(KAIST)에 진행한 강연을 통해 “냉정하게 삼성전자 파운드리 기술력은 TSMC에 1~2년 뒤처져 있지만 2nm에 접어드는 시점부터 앞설 수 있다. 5년 안에 TSMC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 사장 발언의 근거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에 있다. GAA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트랜지스터 방식이다. 트랜지스터 게이트(전류가 드나드는 문)와 채널(전류가 흐르는 길)이 닿은 면을 4개(기존 핀펫(FinFET)은 3면)로 늘린 구조다. 많이 닿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3nm부터 GAA를 도입한 반면 TSMC는 2nm부터 활용할 계획이다. 양사는 2025년경 2nm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인데 삼성전자가 3nm를 통해 GAA를 먼저 경험한 만큼 초기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2nm 시대가 열리면 삼성전자가 TSMC에 우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 경 사장 의견이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의 GAA 기반 3nm 공정에 대한 반응이 좋다. 이름을 말할 순 없지만 알 만한 거의 모든 기업이 같이 일하는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