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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부담 가중된 삼성, ‘다이어트’ 성공한 LG [DD인더스]

백승은 기자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지난 1분기 ‘어닝 쇼크’에 부딪힌 삼성전자의 재고 부담이 커졌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재고가 전년동기대비 70% 가까이 급증하며 전체 재고도 확 뛴것. 그렇지만 같은 기간 LG전자는 재고 자산 축소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다만 두 기업 모두 경기 침체 및 수요 하락에 대응하며 공장 가동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7일 삼성전자 2023년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말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은 54조41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47조5907억원) 보다 14.3% 늘어난 수준이다. 직전 분기(52조1878억원)와 비교해도 4.2% 높다.

재고자산 중 60% 이상은 DS부문에서 나왔다. 1분기 DS부문 재고 자산은 31조9481억원으로 전년동기(18조7952억원) 보다 약 70% 올랐다. 경기 침체로 스마트폰, PC 등 정보기술(IT) 수요가 확 꺾이자 제조사들은 물량 관리를 위해 주문량을 조정했고, 이에 반도체 수요도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고자산 회전율(매출원가를 재고자산으로 나눈 것)은 1분기 말 3.5회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매출로 발 빠르게 이어지는데, 작년 말 4.1회보다 낮아졌다.

LG전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LG전자의 2023년 1분기 재고자산은 9조8324억원이다. 전기(9조3888억원)보다는 4.7% 늘어났지만 전년동기(10조2143억원)보다 3.7% 줄어들었다. 시장 상황에 맞게 보다 정교한 수요 예측을 실시했고, 그 결과 생활가전 담당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부문, 홈엔터테인먼트(HE)부문 모두 전기대비 재고를 줄일 수 있었다.

다만 1분기 LG전자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6.3회로 지난 분기 6.6회보다 낮았다.

두 기업 모두 부진한 수요에 대비해 공장 가동률을 크게 낮췄다. 삼성전자 DS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SDC)는 모두 가동률 100%를 유지했으나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 중 영상기기, 모바일기기(HHP)의 가동률은 각각 77.1%와 65.2%였다. 이는 전년동기 각각 7.2%포인트, 15.8%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LG전자 역시 가동률을 조절해 대응에 나섰다. H&A사업본부 평균 가동률은 ▲냉장고 111.8% ▲세탁기 90.1% ▲에어컨 120.8%다. 적게는 8%포인트, 많게는 15%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시장 상황은 더디지만 차츰 완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2분기에는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며 시장 환경도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초 진행된 2023년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노경래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상무는 “오는 2분기 TV 시장의 경우 전반적으로 전년동기대비 역성장 폭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제품군의 경우 성장세가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김이권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별로 봤을 때 한국 시장은 다시 성장세에 들어섰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백승은 기자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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