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엘앤에프가 양극재에 이어 음극재 사업을 개시한다. 배터리 소재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퀀텀점프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23일 엘앤에프는 일본 미쯔비시케미컬 그룹(이하 미쯔비시)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강화를 위한 ‘차세대 음극재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미쯔비시는 2차전지 핵심 소재 음극재 및 전해액 부문 주요 제조사 중 한 곳이다.

이번 MOU를 통해 엘앤에프는 양극재를 넘어 ‘글로벌 배터리 소재사’로 거듭나겠다는 심산이다. 향후 양사는 투자 규모, 협력 방식 등에 대해 검토한 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공유할 예정이다.

음극재는 배터리 원가 15% 내외를 차지하는 소재로 충전 속도와 수명을 결정한다. 대부분 흑연 기반으로 제작되는데 다시 천연흑연과 인조흑연 음극재로 나뉜다.

미쯔비시가 자체 개발한 음극재는 천연흑연 베이스다. 기존 천연흑연 제품 단점으로 꼽힌 짧은 라이프 사이클(충방전 수명)을 극복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천연흑연계 장점인 가격 경쟁력에 더해 인조흑연계 성능까지 넘어서는 신개념 음극재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양극재의 경우 국내 회사들이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음극재는 다소 미비하다. 포스코퓨처엠을 제외하면 양산 체제를 갖춘 업체가 없다. 엘앤에프는 미쓰비시와의 동맹을 계기로 음극재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엘앤에프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 이후 관심이 커진 북미 내 영향력 확대, 음극재 국산화율 증대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단순한 수직계열화가 아닌 독자전인 클로즈드 루프(Closed-loop)를 구축해 기술 선도 및 경쟁 우위를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는 “IRA 법안 발표 이후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재를 조달하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해 엘앤에프가 가진 기술력과 프로세싱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소재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