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TF] ㉗ 반도체 다음은 배터리…음극재에 '진심' 한솔케미칼
전세계적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제조분야의 산업적 가치가 중요해졌고, 그에 따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산업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미중 패권경쟁에 따른 아시아 지역의 변화와 유럽연합(EU)의 적극적인 공세로 인해 우리나라는 제품만 생산해 내는 위탁국가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해외 정세에도 흔들림 없는 K제조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물밑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소부장 강소기업 육성을 통한 경쟁력 제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부장 미래포럼>은 <소부장 TF>를 통해 이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총체적 시각을 통해 우리나라 소부장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숙제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화학소재 주력 기업이었던 한솔케미칼은 최근 2차전지(배터리)용 차세대 음극재 사업으로 공격적인 확장을 진행 중이다.
1980년 설립된 한솔케미칼은 1970년대 중반까지 미국·독일·일본·프랑스의 전유물이었던 과산화수소를 자체 생산해내며 경쟁력 있는 화학기업으로 첫걸음을 뗐다. 이어 1989년 국내 반도체 산업이 4MB D램 생산으로 막 움트기 시작할 무렵,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필요한 초고순도 과산화수소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성공하며 지금에 이른 기업이다. 기업공개(IPO)도 이 시기 이뤄졌다.
이어 90년대는 한솔케미칼의 시대였다. 당시 매년 성장률이 20%에 달했으며 IMF를 막 지난 1998년에도 계획 대비 135%의 초과 경영성과를 달성했던 것이 이를 방증한다. 기존 사업 외에도 1993년 국내 최초로 E-PAM(에멀젼 고분자응집제) 공장 준공, 1994년 영우화학 인수, 1995년 라텍스 공장 준공을 통한 제지약품 분야 진출 등으로 추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덕분이다.
2000년대엔 주춤해진 성장률을 만회하기 위해 전자소재 사업에도 눈길을 돌렸다. 2007년 반도체 박막재료 분야의 프리커서 사업을 시작으로 디스플레이용 레진과 QD(Quantum Dot, 발광 나노입자)로 전자재료 사업 등이 주력으로 성장하면서 2010년 약 2000억원이었던 한솔케미칼의 시가총액은 2015년 1조원을 돌파했다.
이즈음 상업화에 성공한 음극바인더는 현재 한솔케미칼의 새로운 2차전지 소재분야 성장 발판이었다. 바인더는 배터리 내 양·음극 활물질, 도전재와 결합해 양·음극재를 만드는 주요 소재 중 하나다. 2010년대 중반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심으로 전기차 연구·개발이 점차 본격화된 시기였다.
이처럼 일찍이 배터리 소재 시장에 뛰어든 한솔케미칼은 이후 자동차용 시장에도 안정적으로 안착, 2018년 전주 공장에 신소재 연구조직을 신설하고 배터리 소재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다음 행보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실리콘음극재 개발이다. 실리콘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용량과 충전속도, 수명 등이 뛰어나 고성능 양극재와 어울리는 차세대 음극재로 꼽힌다. 아직 실리콘 음극재 분야의 ‘절대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선점하는 건 중장기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중요하다.
현재 한솔케미칼의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건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의 장녀인 조연주 부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2014년 한솔케미칼에 합류한 조 부회장은 회사의 종합소재회사 전환을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솔케미칼이 약 850억원을 투입한 전북 익산 공장은 올해 3월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연간 750톤 규모의 실리콘음극재 생산능력을 갖추고 현재 주요 고객사들과 샘플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직 국내에 실리콘 음극재 양산시설을 갖춘 경쟁사가 극히 드문 만큼, 조기에 본계약과 공급계약까지 체결할 경우 안정적인 추가 수입원이 될 수 있다. 현재 흑연 음극재에 약 3~5% 수준으로 혼합돼 쓰이고 있는 실리콘 음극재의 비중은 2030년까지 20% 수준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한솔케미칼의 최근 3년 사이 매출은 상승세다. 2020년 6192억원, 2020년 7668억원, 2022년 8854억원 등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19억원~1859억원으로 지난해 기준 22%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로 인한 영업현금흐름도 꾸준히 1000억원 이상을 기록 중이다.
올해는 상반기 약세가 예상되고 있다. 키움증권 분석에 따르면 한솔케미칼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0%, 32% 감소할 전망이다. 전방 반도체 고객사들의 감산과 가전 수요 부진 영향이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수익성 개선을 비롯해 반도체용 소재와 바인더 판매 실적이 크게 증가해 3분기에는 매출,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13% 성장한 2349억원과 5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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