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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유니버스③] 게이머 발길 잡은 편의점…이마트24 전략 통했다

최민지 기자
위쪽부터 각각 펄어비스, 위메이드와 협업한 이마트24 팝업스토어.
위쪽부터 각각 펄어비스, 위메이드와 협업한 이마트24 팝업스토어.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참새가 방앗간을 보면 못 지나가듯, 게이머들은 편의점을 지나치지 못한다. 요새 편의점엔 각종 게임 아이템들이 숨어있다. 이를 위해 오픈런도 불사하는 시대다. 이게 무슨 말인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게이머가 아니거나 MZ(밀레니얼+Z세대)가 아니거나 둘 중 하나다.

게임사와 편의점은 공생하는 협업 관계로 자리한 지 오래다. 과거엔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편의점을 게임 팝업스토어로 구성해 체험형 매장으로 탈바꿈한다. 이같은 변화를 공격적으로 이끈 곳이 이마트24다.

이마트24는 ‘게임 협업 전문 플랫폼’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게임 협업만 열 차례 진행했으며, 그중 펄어비스‧넥슨‧위메이드와는 게임 관련 팝업스토어를 편의점에서 진행해 이목을 끌었다. 이마트24 삼청동점은 펄어비스 검은사막 ‘24블랙(BLACK)’, 넥슨 던전앤파이터모바일 ‘단진24’, 위메이드 미르M ‘미르24’로 모습을 바꾸며 수많은 게이머 발길을 잡았다. 이마트24에 따르면 게임 협업 팝어스토어 누적 방문객수만 6만명이 넘는다.

이마트24 첫 게임 팝업스토어는 지난해 펄어비스와 협업한 ‘24블랙’이었다. 당시 업계에서 편의점 하나를 통째로 외관부터 내부까지 모두 뜯어고쳐 하나의 콘셉트로 체험형 매장화한다는 건 파격적인 사건이었다. 비용도 많이 들 뿐 아니라, 최초 사례였던 만큼 성과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임사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마트24 브랜드마케팅팀 김승현 대리는 “운영 점포를 팝업스토어로 바꾼다는 것은 사실상 점포 하나를 새로 만드는 비용을 들인다는 것과 같다”며 “업계 내에서 시도해본 적 없는 방식인 만큼 내부에서도 반신반의했지만, 결국 성공 레퍼런스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마트24 김승현 브랜드마케팅팀 대리가 넷마블 ‘신의탑:새로운세계’ IP를 활용한 먹거리 상품 4종을 소개하고 있다. [ⓒ 이마트24]
이마트24 김승현 브랜드마케팅팀 대리가 넷마블 ‘신의탑:새로운세계’ IP를 활용한 먹거리 상품 4종을 소개하고 있다. [ⓒ 이마트24]

이마트24는 펄어비스 ‘검은사막’ 대표색인 ‘검정(BLACK)’을 프리미엄 럭셔리 이미지로 치환해 명품관 콘셉트로 팝업스토어를 위트있게 꾸몄다. 실제 명품도 전시했다. 편의점과 명품은 상반되는 이미지라, 재밌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특히, 검은사막 유저들은 굿즈 상품과 게임 아이템을 수집하기 위해 ‘24블랙’으로 변화한 이마트24 삼청점을 쉴새 없이 찾았다. 이때 방문객만 2만3000여명에 달한다. 편의점이 열기 전 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이를 계기로 이마트24 팝업스토어는 유통업계에서 화제에 올랐고, 업계 전반에서 더 다양한 협업 사례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편의점과 게임사 간 공통점은 공략 고객군이 유사하다는 데 있다. 젊은 세대를 겨냥하기 때문에, 양 측 시너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게임을 즐기는 젊은 고객을 오프라인 편의점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이마트24는 게임 아이템을 동봉한 먹거리 상품부터 게임 속 캐릭터를 적용한 팝업스토어, 앱 프로모션 등을 통해 매출 증대와 매장 집객 효과를 얻고 있다.

특히, 고객이 게임 아이템 획득을 비롯해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이마트24’ 앱을 사용하게끔 유도한다. 이 앱에서는 커피, 도시락을 만드는 등 다양한 게임을 제공한다. 게임을 즐기다보면, 상품 쿠폰 같은 각종 리워드를 제공받게 된다. 이를 오프라인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앱 내 게임은 ‘마이리틀셰프’ 게임을 개발한 그램퍼스에서 개발을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김승현 대리는 “새롭게 유입된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앱을 사용할 수 있게끔 설계를 했다”며 “게임을 즐기는 등 앱 내 체류시간을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이마트24 상품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고, 게임을 통해 받은 리워드를 쿠폰으로 교환해 오프라인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O2O(Online to Offline)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24 모바일 앱에서 넷마블 신작 게임 ‘신의탑:새로운세계’ 관련 이벤트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 이마트24]
이마트24 모바일 앱에서 넷마블 신작 게임 ‘신의탑:새로운세계’ 관련 이벤트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 이마트24]

이마트24 모바일 앱은 지난해 11월 출시 후 한 달 간, 평균 DAU(일간활성이용자수)가 전년동기대비 2.9배(193%) 증가했으며, 이후 현재까지 앱을 이용한 MAU(월간활성 이용자수)와 예약구매 건수가 꾸준히 우상향 추세다. 과거 무작위 제공 쿠폰 경우 한 자릿수 사용률에 그친 반면, 고객이 이마트24 모바일앱에서 게임을 통해 직접 획득한 쿠폰은 사용률이 70%를 상회하고 있다.

이번 넷마블과의 협업에서도 이같은 이마트24 전략은 유지된다. 이마트24는 넷마블 모바일게임 ‘신의탑:새로운세계’ 7월 출시를 앞두고 해당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먹거리 상품 4종을 판매 중이다. 이 게임은 네이버웹툰 ‘신의탑’ IP를 활용했는데, 먹거리 상품도 ‘탑’을 연상케 한다. 이마트24가 게임 출시 전 사전 등록 마케팅을 함께 펼치는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24 앱에서도 신의탑 관련 이벤트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탑을 쌓거나 부루마블과 같은 게임을 통해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또, 실제 상품 안에는 게임 캐릭터 띠부씰(탈부착 스티커)를 동봉해 수집욕구를 자극한다.

김 대리는 “점포 수를 무한정 늘릴 수 있는 건 아니기에, 이마트24만의 차별화된 새로운 판을 만들어서 선두주자가 됐다”며 “넷마블과의 이번 협업에서도 상품 출시 9일만에 5만개 이상 판매되고 유튜브 소개 영상 또한 100만 조회수를 바라보고 있다. 게임 협업을 하게 되면, 기존 마케팅보다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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