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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니 흑백TV 세상”…끝내 눈물 흘린 김현 방통위원

강소현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김현 상임위원이 23일 오전 정부과천천사에서 임기 만료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났다. [ⓒ 디지털데일리]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김현 상임위원이 23일 오전 정부과천천사에서 임기 만료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났다. [ⓒ 디지털데일리]

- 23일 임기 만료 "원칙의 틀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23일 임기가 만료되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김현 상임위원이 “여당에 의해 방송장악이라는 거대 프로젝트가 작동 중에 있지만 생각만큼 녹록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 위원은 23일 오전 정부과천천사에서 임기 만료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공직 생활에) 애정을 가지고 열중했으나 여러모로 부족했고, 의욕이 앞서다 보니 여러분의 말씀에 소홀했다는 아쉬움이 든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김 위원은 시작하자마자 눈물을 보였다. 지난 5월 면직된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언급한 그는 목이 메여 한동안 퇴임사를 읽지 못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김 위원은 종종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은 지난 5기 방통위를 회고하며 “자고 일어나니 흑백TV 세상이 됐다. 21세기 대한민국이 5공화국으로 회귀한 듯하다. 흔히 방송은 물과 공기와 같다고 한다. 평상시에는 존재감마저 없지만 오염되고 나서야 불편함을 느끼고 개선하려면 몇 배의 노력을 해야한다”라고 전했다.

또 “방통위는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 운영돼야 함에도 불구, 최근 80여일 동안 위법행위가 수십차례에 걸쳐 벌어졌다”라며 “40여년 동안 사회적 합의로 진행해온 TV 수신료 통합징수를 졸속으로 개정했고, 감사원 감사 결과 문제없음으로 결론 낸 사안을 심각한 사안으로 둔갑시켜 공영방송 이사를 해임했다. 윤석열 정권에서 방통위 직원 60여명이 조사를 받았고 2명이 구속되는 엄청난 일을 겼었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그는 6기 방통위에 “합의제 기구라는 방통위의 설립 취지를 어긴다면 방통위는 해체될 것이다. 5명이 있을 때 중요한 정치적·사회적 결정을 해서 갈등을 최소화 시키는 방통위가 되어야 한다”며 "방통위 사무처 직원들은 방송이 원칙의 틀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6기 방통위는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친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임명되면 대통령 추천 이상인 상임위원과 함께 2인 체제로 당분간 운영될 예정이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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