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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호 KT]③ 재무통 실력 발휘할까…실적·주가부양 과제

백지영 기자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 [ⓒ KT]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 [ⓒ KT]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LG 재무통’ 출신의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는 체질 개선을 통한 기업 경쟁력 향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잔망된다.

업계에선 김 대표가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와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LG CNS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향상시키는 등 비대해진 KT 조직을 쇄신할 적임자로 꼽고 있다.

하지만 통상 CEO 임기보다 짧은 약 2년 7개월의 임기 동안 52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추스르면서 본업인 통신과 디지털 전환 신사업 추진, 실적과 주가부양까지 많은 과제를 떠안게 됐다.

◆상반기 최대 매출 기록…정부 관계 개선 숙제

경영공백 상황에서도 KT의 올 상반기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이달 초 발표한 올해 2분기에 KT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761억원으로 전년대비 25.5% 증가했으며 시장전망치(5204억원)를 웃돌았다. 상반기 매출로 보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다만 이는 마케팅비용과 설비투자비(CAPEX) 감소에서 기인한 것이란 분석이다. 마케팅비용은 통신3사의 시장안정화 기조에 따라 매년 감소하고 있고, CAPEX는 보통 하반기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취임사에서 통신 네트워크 안정 운용과 디지코 전략을 언급한 만큼, 통신과 비통신 업에서 균형을 맞추고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기준 본업인 유무선 사업(텔코B2C)은 전년동기 대비 0.8% 증가한 2조3902억원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중 무선 매출은 1조5620억원이었다.

5G 가입자가 꾸준히 늘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는 통신3사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만년 3위였던 LG유플러스와 시장점유율 격차가 계쏙 줄어들고 있고, 정부와의 관계 개선도 과제로 지적된다.

더군다나 윤석열 정부는 통신시장의 경쟁부족을 ‘카르텔’로 규정하며 요금인하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5G 요금제 시작구간 인하와 데이터 이월 검토 등을 요구하고 있어 수장이 바뀐 KT 입장에선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전임 대표가 강조했던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을 잇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도 과제다. 직전에 몸담았던 LG CNS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IT서비스와 클라우드 사업 등을 아우르는 디지털 전환(DX)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스권 언제 탈피? 증권가 기대감 커져

CEO 선임 과정에서 하락한 주가 부양도 김 대표에게 주어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1년 전만 해도 KT 주가는 4만원을 웃돌며 약 9년만에 시가총액 10조원 고지를 밟았다. 작년 8월 23일 종가 기준 3만9150원을 기록했던 KT 주가는 그러나 차기 CEO 선임을 둘러싼 정치권의 저격 속에 올해 3월 16일 3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2만9000원 후반~3만원대 초반을 오락가락하던 KT 주가는 이달 4일 김영섭 대표를 최종 대표 후보로 확정한 이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4일 종가 3만750원에서 2분기 실적이 발표된 7일엔 3만2000원으로 뛰었다.

대표 선임이 결정되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는 3만3000원대를 유지했다. 주총 전일인 29일엔 3만33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30일엔 전 거래일 대비 250원(0.75%) 하락한 3만3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31일 오전 10시 기준으로는 이보다 350원 내린 3만2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여전히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증권가의 기대감을 크다. NH투자증권은 31일 “신임 CEO는 통신을 포함한 ICT 전반의 경험이 풍부해 KT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이른 시일 내 회사 정상화와 성장의 발판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며 “경영 공백 리스크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가의 반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목표주가 4만2천원,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한화투자증권도 “무선사업 성장률 둔화 속에 KT는 탄탄한 기업간거래(B2B)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3사 중 올해 가장 높은 이익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주가 부진의 원인인 거버넌스 리스크는 연말로 갈수록 해소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하나증권은 31일 목표주가 4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김영섭 CEO 취임에 따른 KT 조직 개편 기대감은 주가에 기반영된 반면 올해 이익 감소 우려는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3분기엔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 기록과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속에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자들도 주주환원정책과 자회사 기업공개(IPO) 등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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