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랜선인싸] 로블록스로 유튜브 골드버튼까지…펑커슨 “독학해 애니메이터 됐죠”

왕진화 기자

‘핫’ 뜨거운 ‘랜선인싸’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랜선인싸는 온라인 연결을 뜻하는 ‘랜선’과 무리 내에서 잘 어울리고 존재감이 뚜렷한 사람을 일컫는 ‘인싸’를 합친 말입니다. <디지털데일리>가 독자를 대신해 여러 분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랜선인싸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영상이 아닌 글로 만나는 인싸 열전을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로블록스 내 펑커슨 모습.[ⓒRoblox]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로블록스는 수천만 명의 국내외 사용자가 서로 연결하고 소통하는 글로벌 몰입형 플랫폼이다. 이러한 가운데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인 Z세대의 로블록스 활용법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이들은 로블록스를 디지털 공간에서 탐색하면서 즐기고, 배우고, 소통하고, 친구 관계를 넓혀가는 등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의미로 인식한다. 체험 콘텐츠와 사용자제작콘텐츠(User Generated Contents, UGC)를 직접 개발하고 창작하거나, 일부 크리에이터들은 직업으로 발전시키기까지 한다.

또, 로블록스 플레이어로 시작해 세상에 없던 직업을 개척하고, 로블록스를 통해 새로운 기회와 꿈을 실현해가는 이도 있다. 바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로블록스 애니메이터 펑커슨(Punkerson)이다. 로블록스 애니메이터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펑커슨은 2017년부터 로블록스를 활용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로블록스 인기 체험 ‘도어즈(DOORS)’, ’베드워즈(BedWars)’ 등에서 영감을 얻은 애니메이션 시리즈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는 그의 유튜브 채널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브라질, 베트남 등에서 195만명(2023년 9월 기준) 구독자를 보유할 정도로 인기있는 글로벌 채널로 성장했다. 특히 펑커슨이 제작한 여러 유튜브 영상 중 도어즈 애니메이션 컴플리트 에디션은 조회수 2743만회(2023년 9월 기준)를 기록할 정도다.

펑커슨에게 로블록스는 콘텐츠 제작의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플랫폼이다. 그는 로블록스 플레이어로서 다양한 체험을 즐기면서 동시에 로블록스의 다양한 이야기를 애니메이션 형태로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Roblox]

다음은 펑커슨과의 일문일답.

Q. 펑커슨님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로블록스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는 로블록스 애니메이터이자 유튜브 채널 ‘펑커슨’을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유튜버)인 펑커슨입니다. 로블록스 인기 체험 ‘도어즈(DOORS)’, ’베드워즈(BedWars)’ 등에서 영감을 얻은 애니메이션 시리즈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으며,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브라질, 베트남 등에서 195만 명(2023년 9월 기준)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Q. 어릴 적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TV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즐겨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을 좋아했는데 다양한 등장인물이 각각의 서사를 갖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특히 등장인물의 개별 스토리가 해피 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은 어린 시절 가졌던 스토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줬고, 제가 제작하는 애니메이션 스토리라인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Q. 그렇다면 펑커슨님은 게임 혹은 애니메이션 관련 전공자였나요?

▲ 어릴 적부터 영상 제작에 많은 관심을 가진 덕에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로 꿈을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로블록스 플레이어로서 다양한 로블록스 체험 및 게임을 즐기던 중 자연스럽게 로블록스 스튜디오(Roblox Studio)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경험 끝에 제 아이디어를 구현하는데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어떻게 사용하면 되는지 익숙해졌고, 이후 애니메이션 콘텐츠에 도전하며 애니메이터로서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로블록스 애니메이션 제작을 취미로 시작해온 만큼 모든 것을 독학으로 배웠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유튜브 채널 운영 및 콘텐츠 제작을 했고 교내·외에서 진행하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ser Created Contents) 대회, 공모전 등에 참가하며 제 역량을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당시에는 비록 2차원(2D) 애니메이션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이었지만, 그때 얻은 경험이 3차원(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지금의 애니메이터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저는 지금도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배우면서 도전하고 있습니다

Q. 로블록스를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요.

▲ 저는 중학생 때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던 친구의 영향을 받아 로블록스를 활용한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 채널 초기에는 게임 플레이 영상에 자막을 넣은 게임 콘텐츠 중심의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게임 콘텐츠는 트렌드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시청자가 제한적이고 분산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로블록스에서 경험한 다채로운 즐거움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대신 도어즈, 베드워즈 등 로블록스의 인기 체험에서 영감을 받은 애니메이션 영상을 제작하는 쪽으로 콘텐츠 접근 방식을 바꿨고, 그 결과 유튜브에서 로블록스 전문 애니메이터로 커리어를 이어나가게 됐습니다.

Q. 영상을 구성할 때 콘셉트를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 로블록스의 체험 및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콘셉트를 구상하는 데 영감을 받습니다. 로블록스 체험 및 게임에서 만난 다양한 캐릭터와 스토리를 단순히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해 저만의 스토리를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제 영상 콘텐츠의 가장 큰 차별점은 사람들이 체험 및 게임에서 접하던 요소들을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제 상상력으로 그려낸 이야기를 통해 로블록스 체험 및 게임에서 볼 수 없는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고 나아가 로블록스 체험에 대한 몰입감도 높여줄 수도 있습니다.

Q. 특히 로블록스 인기 체험 ‘도어즈’와 ‘베드워즈’를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이게 된 계기는요.

▲ ‘도어즈’와 ‘베드워즈’는 로블록스에서 인기가 많은 체험인 만큼 저도 처음엔 플레이어로서 접했습니다. 두 체험에 몰입해서 즐기다 보니 제가 구현하고 싶었던 다양한 스토리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느낀 생각이나 감정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저만의 스타일로 스토리를 만들고 캐릭터의 제스처와 대사를 추가해 도어즈 시리즈를 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배드워즈의 경우, 캐릭터에 대한 공식 스토리가 없다는 점이 유독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배드워즈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스토리를 부여하고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다양하게 만들어 배드워즈 시리즈를 탄생시켰습니다. 지금은 도어즈 시리즈에 집중하고자 배드워즈 시리즈를 제작을 미뤄두고 있지만 조만간 새로운 시리즈로 시청자를 찾아뵐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Q.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적극 활용해 애니메이션 그래픽을 구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로블록스 스튜디오는 로블록스에서 제공하는 공식 툴이기 때문에, 로블록스 특유의 고유 그래픽을 반영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이 용이합니다.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활용하면 체험 및 게임에서 보는 장면과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장면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사용하면 쉽고 빠른 영상 제작이 가능해요. 타 프로그램과 비교해 뛰어난 실시간 렌더링 성능으로 제작 시간을 단축하고 비교적 쉬운 난이도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답니다.

Q.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요?

▲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해 내지 못할 때입니다. 이럴 때마다 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헤쳐나가야 하는 도전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펑커슨이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활용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모습. [ⓒRoblox]

Q. 로블록스 비디오 스타즈에 한국인 최초로 가입이 됐어요.

▲ 로블록스 비디오 스타즈(Roblox Video Stars)는 로블록스가 동영상 시청률과 시청자 참여도가 높은 스타 크리에이터에게 팬들과 보다 원활히 소통하고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 있는 혜택 및 도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자격 요건 중 하나는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독일어로 동영상을 제작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여야 한다는 것인데요, 저는 콘텐츠에서 대사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 않고 영어를 기본 언어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선정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로블록스 비디오 스타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누적 동영상 조회 수 1000만회, 동영상 당 평균 조회 수 2만5000회, 구독자 10만명이라는 쉽지 않은 최소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즉,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과 관심이 있어야 가입이 가능하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를 만들어준 시청자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 애니메이터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제가 기획한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완성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매 순간입니다. 시청자들이 영상과 관련된 주제로 댓글을 달아주시는 순간들이 가장 뿌듯합니다.

Q. 유튜브에서 애니메이션이나 작품들을 선보이고 난 이후, 어떤 점이 가장 많이 달라졌나요?

▲ 로블록스에는 다양한 장르의 체험 및 게임이 존재하기 때문에 취향에 맞는 체험 및 게임을 골라서 즐길 수 있습니다. 취향이 비슷한 친구들이 특정 체험에 모이고, 서로 모르는 사이라도 플레이를 하면서 공통점을 발견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점이 로블록스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블록스 애니메이터를 업으로 삼다 보니, 일상에서 접하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요소들을 분석하고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가끔은 일상의 여유로움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 저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많이 생겼고 제가 만든 이야기들을 인상 깊게 봐주신다는 팬들의 반응을 보면서 애니메이션을 더 열심히 만들 수 있는 힘을 얻고 있습니다.

Q. 로블록스만의 매력, 그리고 유튜브 매력은 무엇인가요.

▲ 로블록스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다양한 체험 공간이 존재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골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몰입형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장점 중 하나는 사용자들이 직접 다양한 체험 및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보다 풍부한 스토리를 가진 체험 및 게임을 만들 수 있고 애니메이터는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로블록스는 사용자들이 함께 플레이할 뿐만 아니라 개발 및 제작이 가능한 플랫폼인 만큼,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로블록스 플랫폼 안에서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유튜브도 마찬가지로 누구나 쉽게 접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찾아서 보며 누구나 업로드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두 플랫폼은 모두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는 뛰어난 접근성을 갖춘 장점을 지닌 것 같습니다.

Q. 올해 목표나 남기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부탁합니다.

▲ 올해를 제 성장 모멘텀으로 삼고 싶습니다. 애니메이션 장르를 확대해 더욱 다양한 스토리를 풀어나가고 싶고 궁극적으로 유튜브 구독자 200만 명을 달성하고자 합니다.

애니메이터와 크리에이터라면 자신도 모르게 ‘인기’만을 쫓는 순간에 놓일 수 있어 인기를 선택할지 아니면 자신만의 길을 갈지 두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때가 있을 것입니다. 인기 콘텐츠를 고집하다 보면 쉽게 지치고 자신만의 색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자신을 믿고 자신만의 길을 걷다 보면 언젠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