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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⑤ AI로 쇼핑 경험 차별화, 기술력 더해진 커머스

이안나 기자

[ⓒ 픽사베이]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인공지능(AI)을 포함한 디지털 신기술이 전 산업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유통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AI는 온라인 기반 이커머스 시장에서 화두인 주제였다. 공간 제약이 없는 온라인에 무수한 상품을 진열하고 소비자 수요에 맞춘 ‘추천(큐레이션) 기술’ 중요도가 높아져서다.

최근엔 백화점·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 기반 업체들도 AI를 사업 영역에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분 없이 유통업체들이 최근 시장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AI 역량을 갖추는 게 필수 요소가 됐다.

수요 예측과 재고관리, 가격 최적화, 공급망(배송망) 관리 등 AI가 유통업계 거의 전 영역에 도움을 준다. 즉 유통업체들은 AI를 사용해 점점 더 데이터 중심적이고 상호 연결된 비즈니스 환경에서 운영의 다양한 측면을 최적화하고 있다. 비용을 절감하고 의사 결정을 개선,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것도 AI 효과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텍스트·오디오·이미지 등 기존 콘텐츠를 활용해 유사한 콘텐츠를 새롭게 만드는 ‘생성형 AI’가 등장한 후, 유통업계 AI 활용 사례 범위가 크게 확장했다. 먼저는 네이버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 이미지 생성 AI툴 미드저니 등 오픈형 정보기술(IT)을 활용하거나 AI 전문 업체와 협업을 시작한 단계다. 중장기적으로 점차 유통업체에 특화된 모델을 자체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도 생겼다.

점차 AI 효과가 극대화되는 이유는 유통업계 최근 집중하는 영역이 ‘초개인화’ 마케팅과도 연관 있다. 개인화 서비스 자체는 엄밀히 비슷한 유형 사람들을 분류해 보편적 속성을 도출, 이에 맞는 서비스를 보여주는 타깃 마케팅에 가까웠다. 발전된 초개인화는 사용자 1인을 하나의 특징으로 구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황과 맥락에 따라 AI가 개인을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최근 롯데쇼핑은 글로벌 AI 기업 업스테이지와 생성형 AI 상호업무협약(MOU)를 맺었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온·오프라인 유통 노하우와 고객 구매 데이터에 업스테이지 AI 기술력을 결합해 고객 맞춤형 마케팅, AI 기반 고객 상담 등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AI를 활용한 수요 예측 기반 자동 발주 시스템도 개발해 롯데쇼핑 내 유통 프로세스 효율성도 높일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이커머스 부문 롯데온뿐 아니라 백화점·마트 부문이 함께 포함된 만큼, 오프라인 매장 이용 고객들 역시 AI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론 유통업에 특화된 롯데쇼핑만의 생성형 AI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롯데쇼핑 측은 “최근 초개인화 트렌드에 맞춰 고객들 세분화된 관심사와 취향을 만족시키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GS25 사내 디자이너가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상품 패키지 디자인을 만들고 있다. [ⓒ GS리테일]

편의점 GS25도 AI 기술을 접목한 상품과 콘텐츠를 지속 선보이고 있다. GS25는 지난해 AI 기반 대체불가능한토큰(Non Fungible Token, 이하 NFT) 제작을 시작으로 올해 챗GPT를 활용한 숏폼 영상 콘텐츠를 제작했다. 최근엔 AI 기술을 활용한 상품 패키지 디자인 및 소셜 콘텐츠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시도했다.

신상품 ▲심플리쿡떠먹는타코 ▲제철열무샐러드 ▲프룻후룻과일젤리 등은 GS25가 AI 기술로 디자인한 상품들이다. 해당 상품들은 사내 디자이너가 상품 특징을 담은 텍스트와 관련된 이미지 파일을 AI 생성 프로그램 에 입력하면 상품 패키지 디자인과 콘텐츠가 추출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GS25는 “디자인에 대한 호감도나 재미난 콘텐츠가 MZ세대 새로운 소비 가치로 떠오르면서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디자인과 콘텐츠 제작에 AI 기술을 적용했다”며 “AI 기술을 통해 상품에 가장 잘 맞는 색상과 캐릭터, 디자인 등을 반영할 수 있고, AI가 만든 콘텐츠는 고객 관심을 끄는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초 마케팅 문구 제작 등 업무에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기반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도입했다. 루이스는 최신 마케팅 문구를 집중적으로 학습시킨 점이 차별점이다. 구체적으론 현대백화점이 최근 3년간 사용한 광고 카피, 판촉행사에서 쓴 문구 등에서 고객 호응을 얻었던 데이터 1만여 건을 집중적으로 학습했다. 현대백화점이 추구하는 감성과 고급 언어 등에 부합하는 문구 특징을 익히기 위해서다.


루이스에 행사 참여 브랜드와 테마‧시즌 등 핵심 키워드를 입력하면 10초 안에 제목과 본문으로 조합된 카피들이 추출된다. 타깃 연령대까지 고려해 문구의 톤과 어투를 조절하기도 한다. 그 결과 루이스는 현대백화점 카피라이팅 관련 업무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행사 기획 의도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을 외부 전문 카피라이터와 소통하고 1차 카피를 도출하는 데 통상 2주가량 걸리던 업무시간은 평균 3~4시간 내로 줄었다.

유통업계에선 리뷰 관리나 적절치 않은 상품을 걸러내던 역할에 그치던 AI가 전방위적으로 적용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AI를 점점 더 데이터 중심적이고 상호 연결된 비즈니스 환경에서 운영하도록 최적화하는 모습이다.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의사 결정을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 서비스를 강화해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을 전망이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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