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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EZ손보'로는 역부족?… 신한금융, 결국 '롯데손보' 인수로 전략실패 만회할까 [DD인사이트]

권유승 기자
서울 중구 신한은행 사옥 전경. ⓒ신한은행
서울 중구 신한은행 사옥 전경. ⓒ신한은행

-신한EZ손보 매분기 적자 면치 못해…'디지털 표방' 앞날도 캄캄

-KB금융지주 손보 계열사인 KB손보와 실적 차이도 극명

-신한금융, 리딩금융 탈환 위해 손보 포트폴리오 강화 절실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매물로 나온 롯데손해보험의 잠재 인수사로 금융지주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신한금융지주가 잠재 인수사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KB금융지주와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신한금융의 손해보험 계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최근 롯데손보 매각을 위해 매각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JKL파트너스가 매각 절차의 첫 발을 뗀 만큼, 롯데의 브랜드 사용이 만료되기 전인 내년 상반기 쯤엔 롯데손보의 매각이 완료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롯데손보의 새로운 주인 후보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의지를 내비쳤던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신한금융이 유력한 잠재 인수사로 꼽히는 모습이다.

"각 금융지주사들의 상황을 따져봤을 때, 손보 합병에 대한 필요성이 커보이는 신한금융이 가장 롯데손보 인수에 매력을 느끼지 않겠냐"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한금융, 하나금융·우리금융 보다 '롯데손보'에 더 적극적인 이유

신한금융의 경쟁사인 하나금융의 경우, 현재 KDB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작업에 나선 상황으로 당장 손보사 인수에 관심을 가질만한 여유가 없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높다.

하나금융의 입장에선, 보험 계열사인 하나손해보험이 부진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지만 또 다른 보험 계열사인 하나생명의 규모 또한 크지 않기 때문에 생명보험사 매물부터 먼저 덩치 키우기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거론되고 있는 생보사는 ABL생명, 동양생명 등이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를 갖고 있지 않아 잠재 인수사로 거론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부터 진행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현재로선 보험사 인수에 대해선 손사래를 치고 있어 롯데손보 인수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신한금융의 경우 보험계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이 맥을 못추고 있어 손보 포트폴리오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신한EZ손해보험이 신한금융에게는 '아픈 손가락'이지만 결국 냉정하게 보면 신한금융그룹 최고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 미스이기도 하다.

실제로 신한EZ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 13억원으로 지난해 105억원 적자에 이어 매분기마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신한EZ손해보험은 승승장구하고 있는 또 다른 보험계열사인 신한라이프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보험 계열사로서의 약점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고 있는 중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해 탄생한 신한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31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32% 증가했다.

문제는 신한EZ손해보험이 향후에도 장밋빛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신한EZ손해보험은 신한금융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지난해 7월 디지털보험사 형식으로 탄생했는데, 업계에서는 디지털보험사의 앞날이 그리 밝지 않다고 내다보고 있다.

통상 디지털보험사는 온라인에서 가입하기 쉬운 미니보험, 여행자보험, 자동차보험 등으로 이뤄져 있어 수익성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디지털보험사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보험사들도 아직까지 흑자를 낸 곳이 한 곳도 없다.

결국 수익성을 올리기 위해선 장기인보험에 손을 대야 하는데, 온라인 위주의 장기보험 상품은 가입자들의 눈길을 끌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KB금융지주와 치열한 리딩금융 경쟁, 신한금융 '손보' 강화 절실

이런 가운데 신한금융의 경쟁사인 KB금융지주와 손보 계열사 실적이 차이가 크기 때문에 리딩금융 탈환을 위해서는 손보 포트폴리오 강화의 필요성이 더욱 클 것으로 분석된다.

생보 계열사 간의 경쟁에서는 신한라이프가 KB금융 생보 계열사인 KB라이프를 규모나 실적면에서 훌쩍 앞서고 있어 손보 포트폴리오만 제대로 다져 놓으면 보험 포트폴리오가 완성될 것이란 설명이다.

KB금융 손보 계열사인 KB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5000억원이 넘는 순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사옥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을 제외했을 경우 32.5% 증가한 수치다. KB손보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일명 5대 손보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실적을 상당 부분 책임지는 중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과거부터 보험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히 신한EZ손해보험이 손보 계열사로서 비은행 부문의 실적을 제대로 책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매각 가격만 합리적이라면 신한금융에서 롯데손보를 들여다 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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