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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보안 선점 나선 엑스게이트 “수년 뒤 상상할 수 없는 큰 시장 열릴 것”

이종현 기자

20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진행된 엑스게이트 기업설명회. 김태화 부사장이 상반기 경영 성과 및 추진 중인 신사업에 대해 소개 중인 모습.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가상사설망(VPN) 솔루션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보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 엑스게이트가 홈네트워크 및 양자내성암호(PQC) 기반 보안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중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찾아올 새로운 보안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선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포석이다.

20일 엑스게이트는 상반기 경영 성과 및 추진 중인 신사업에 대해 소개하는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VPN을 주축으로 하는 네트워크 보안 사업의 시장 전망과 향후 청사진 등이 공유됐다.

엑스게이트는 전체 매출 중 42%가량이 VPN, 28%는 방화벽, 20%는 보안관제에서 발생하는 기업이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 163억원, 영업이익 2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상반기까지는 전년대비 실적이 하락한 상태다. 다만 사이버보안 기업 대다수가 하반기에 실적이 집중되는 만큼 상반기 실적으로 올해 사업의 성패를 단정짓기는 힘들다. 엑스게이트 김태화 부사장은 “연말에 실적이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아마 작년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엑스게이트가 주력하고 있는 엔터프라이즈 VPN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는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급증한 보안소켓계층(SSL) VPN에서도 진입해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자체 데이터센터를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재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중인데 그 수혜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엑스게이트는 미래 먹거리로 홈네트워크 및 양자내성암호를 선정해 투자를 진행 중이다. 2개 분야 모두 근간은 VPN 등 엑스게이트가 보유 중인 네트워크 보안 기술이다.

주갑수 엑스게이트 대표는 “현대 암호체계는 소인수 분해가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양자컴퓨터는 이런 소인수 분해를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더 잘 푼다. 양자컴퓨터 시대에 보안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양자컴퓨터가 현실 세계에 위협이 되려면 양자비트(Quantum Bit, 이하 큐비트)가 2000개 정도 돼야 하는데, 현재는 100개”라며 양자내성암호가 지금 당장 필요한 기술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러나 암호통신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서 현대 암호체계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일찌감치 대응해 기술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엑스게이트는 올해 상반기 이동통신사 SK텔레콤, 양자기술 기업 IDQ와 함께 자체 VPN 제품에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탑재한 Q-VPN의 상용화를 마쳤다. 2024년 상반기 국정원 인증을 획득한 뒤 그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출 발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PQC 기반 VPN도 개발하는 등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홈네트워크 보안은 2021년11월 발생한 아파트 월패드 해킹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분야다. 벽에 부착된 형태로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제어하는 단말기, 월패드가 해킹돼 내부를 촬영한 카메라 영상이 고스란히 노출된 건으로, 엑스게이트는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건설사와 협력해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김태화 부사장은 “홈네트워크와 양자보안 모두 당장 큰 수익을 발생시킬 목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은 아니다. 언젠가 열리게 될 시장을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한다는 개념이다. 5년, 10년 후에는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도 없는 규모의 시장이 되면서 지금의 주가보다 10배 이상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목표도 공유했다. 아시아, 중동, 미주지역 등 단계적으로 진출한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설정했다. 특히 중동 지역 내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시장에 진입도 추진 중이다. 현지 거점 파트너십 계약을 완료한 상태고 장기적으로 현지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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