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

[인터뷰] 펀더풀 김수완 "자금 조달 어려움, 마케팅으로 콘텐츠 가치 확장해야"

강소현 기자

[인터뷰] 펀더풀 사업개발담당 김수완 이사

펀더풀 사업개발담당 김수완 이사. [Ⓒ 펀더풀]
펀더풀 사업개발담당 김수완 이사. [Ⓒ 펀더풀]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무한한 가치를 가진 K-콘텐츠를 그걸 원하는 고객에게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도약할 것입니다.”

미디어 플랫폼 업계에서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은 해묵은 과제다. 이미 잘 알려졌다시피 콘텐츠 하나를 제작하는 데에는 수백억원이 투입된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예를들면,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가 100만명에 도달해야 매월 하나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셈이다.

가까스로 콘텐츠를 확보한다 해도 투자비를 회수할 때까지 구독자를 잡아둘 수 있냐는 또 다른 문제다. 결국 가입자를 락인(Lock-in·잠금)시키려면 콘텐츠를 계속 제작해야 하고, 또 돈이 들어간다. 만들어진 콘텐츠가 성공할 것이라 보장할 수도 없다.

이 가운데 K콘텐츠 투자 플랫폼 펀더풀의 사업개발담당 김수완 이사(사진)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굿즈 마케팅’을 업계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제시했다. 영상콘텐츠의 경우 지식재산권(IP) 활용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굿즈 마케팅을 통해 영상콘텐츠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영화 거미집 송강호 배우 실착 안경. [Ⓒ 펀더풀]
영화 거미집 송강호 배우 실착 안경. [Ⓒ 펀더풀]

여기에서 펀더풀은 플랫폼에 영상콘텐츠 마케팅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일종의 컨설턴트 역할을 한다. 펀더풀이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띵스’(things)는 콘텐츠 제작 및 유통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콘텐츠 아이템을 판매하는 서비스다.

예컨대 지난해 OTT 웨이브와 협업해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속 드라마 주인공 3명의 교복 세트를 증정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최근엔 영화 ‘거미집’에서 신감독(정우성 분)이 실착용했던 안경을 추첨을 통해 제공했다.

‘띵스’는 펀더풀 앱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고자 2022년 처음 출시됐다. 2021년부터 펀더풀에서 신사업개발을 담당해온 김 이사는 체류시간을 늘리는 동시에, 매력적인 K콘텐츠 상품을 소개한다는 자사 취지에도 부합하는 서비스를 고민하다 ‘띵스’를 떠올렸다. 과거 영화 마케팅사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바탕이 됐다.

김 이사는 “영화 촬영 도중 사용됐던 소품들은 대부분 버려졌다. 일부 소품은 추첨을 통해 팬들에 제공되기도 했지만 일회성에 그쳤다”라며 “마케팅 활동을 하며 버려지는 소품들이 누군가에겐 무한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이들을 연결해줄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이사는 “제작사나 배급사 모두 (콘텐츠가 제작되는) 몇년동안 새로운 부가수익이 창출되지 않는 시장임에도 불구 전시·공연과 달리, 이 시장은 굿즈의 종류가 한정적이다”라며 “띵스는 업계에도 마케팅 채널로서 콘텐츠가 가진 가치를 확장시킬 것이라고 봤다”고 자신했다.

펀더풀은 지난해 띵스를 통해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속 드라마 주인공 3명의 교복 세트를 증정했다. [Ⓒ 펀더풀]
펀더풀은 지난해 띵스를 통해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속 드라마 주인공 3명의 교복 세트를 증정했다. [Ⓒ 펀더풀]

띵스에서 제공되는 상품은 크게 실물상품과 경험상품으로 구성됐다. 처음에는 수급해온 소품을 단순 제공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엔 콘텐츠 IP를 활용해 실물상품은 물론, 시사회 등 다양한 경험상품 또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배급사 NEW와 함께 영화 '귀공자'에 착안해 제작한 향수 'one Target-The childe'는 무려 7분 만에 매진되는 성과를 거뒀다.

특이하게도 상품들은 현재 이용자에 무료로 증정되고 있다. 직접 판매로 거두는 수익보다, 상품 증정을 통해 얻는 마케팅 가치가 더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대신 콘텐츠 마케팅을 상품화해 배급사로부터 마케팅 비용을 지급받는 지금의 수익모델을 구축했다.

김 이사는 “해외에서 프렌즈 첫 회 대본 등이 거래된 사례가 있긴 하지만 레퍼런스가 별로 없다보니 ‘돈 주고 팔아도 되나’라는 의문이 있었다”라며 “현재로선 (영화 속 소품이) 판매했을 때보다 마케팅 상품으로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펀더풀 사업개발담당 김수완 이사. [Ⓒ 펀더풀]
펀더풀 사업개발담당 김수완 이사. [Ⓒ 펀더풀]

최근 띵스는 서비스 출시 1주년을 맞았다. 장기적으로 콘텐츠 IP 오리지널 상품 기반의 수익모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를 기반으로 당장 내년 띵스에서만 매출 3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1년 회원 유입이 압도적으로 늘어난데다 누적된 참여 건수만 10만 건에 달하는 등 목표 매출 달성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김 이사는 봤다. 이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 진출도 검토한다.

김 이사는 “펀더풀은 물론, 띵스도 ‘이렇게 하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콘텐츠 업계가 좋을텐데 왜 안하지'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띵스가 이룬 성과만 보면 필연적으로 누군가 만들었어야할, 업계에 꼭 필요했던 서비스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무한한 가치를 가진 콘텐츠를 ,그걸 원하는 고객에게 연결해주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