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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직구 판도 바꾸는 알리·테무…패션 플랫폼 영향 미칠까?

이안나 기자
[ⓒ 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 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들 무서운 성장세가 국내 직접구매(직구) 시장 판도까지 바꾸는 모습이다. 올해 국내 해외직구 국가별 비중은 처음 중국이 미국을 앞지르고 1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가성비’ 높은 의류 구매 비중이 높아 국내 패션 플랫폼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3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해외직구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그간 국내 해외직구 시장은 국가별 비중을 살펴봤을 때 미국이 가장 높았으나, 중국이 이를 제치면서 새 격전지로 떠올랐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해외직구액은 4조792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4% 늘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2조2217억원으로 전체 직구액 중 절반 가까이(46.4%) 차지했고, 미국이 1조3천928억7천900만원(29.1%)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1∼3분기 중국발 직구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발 직구액이 9.7% 감소한 것과 비교되는 추세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중국이 미국을 밀어내고 국내 직구시장 1위 국가로 올라서게 될 전망이다.

국내 직구 시장 환경이 바뀐 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공격적으로 국내 소비자들 품을 파고 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전용 고객센터를 차리면서 사업 확장을 선언했다. 배우 마동석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5일 이내 배송 보장’ 등을 내세우며 물류·마케팅 1000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지난해 8월 등장한 중국 또다른 온라인 쇼핑몰 테무 성장세도 무섭다. 올해 7월 국내에 진출해 최대 90% 할인, 90일 이내 무료 반품 등을 내걸며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공통점은 극강의 ‘가성비’를 내세운다는 점이다.

구글플레이 쇼핑 앱 순위 [ⓒ 구글플레이 화면]
구글플레이 쇼핑 앱 순위 [ⓒ 구글플레이 화면]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테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8월 52만명에서 9월 170만명으로 한달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쇼핑’ 앱 차트를 보면 1,2위를 각각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가 차지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소매 기업 쉬인도 8위에 올랐다.

미국 직구에선 가전과 디지털기기, 건강기능식품 등이 인기 상품이었다면 중국 직구에선 패션의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통계청 ‘상품군별 온라인쇼핑 해외직접구매액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국발 패션의류 구매액은 전체 해외직구액의 26%에 달한다. 지난해 2배 이상,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4배로 급증한 수치다.

커져가는 중국 직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분주하다. 티몬은 1만원대 의류·잡화 직구 상품을 모은 가성비 패션 기획관 ‘데일리 클로젯’을 이달 초 선보였다. 큐텐이 제품 생산지인 중국에서 직접 상품을 소싱하고, 물류계열사 큐익스프레스 풀필먼트가 배송을 담당한다. 주문 후 배송까지 1~2주가 소요되고 상품 하자가 있으면 7일 이내 반품·교환이 가능하다. 쿠팡에서도 중국 직구로 저렴한 패션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해외직구 플랫폼 몰테일의 중국 직구용 ‘쉽겟’은 자동 번역 기능을 제공한다.

중국 직구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패션의류 비중이 높다는 점은 국내 패션 플랫폼 업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패션 플랫폼은 최근 신흥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을 유치하는 중이지만 여전히 동대문 기반 이른바 ‘보세 옷’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이다.

패션 플랫폼 업계는 당장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직접적인 경쟁사로 여기고 있진 않다. 대신 고객서비스(CS) 강화와 고유 정체성을 강화해 고객 이탈을 막는다는 전략이다. 가령 패션 플랫폼 주 타깃층은 10~30 젊은층이지만 알리익스프레스는 4050 남성들이 주 사용자로 차량·캠핑용품 인기가 크다는 설명이다.

패션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와 국내 패션 플랫폼 사용자 타깃이 다르고, 쉬인은 일본 시장에서 성공한 것 대비 아직 국내에선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아마존이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 고전하는 것과 유사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플랫폼 성장을 지켜보곤 있지만 특별히 이에 대응을 하고 있진 않다”며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의류들을 받는 등 부정적 경험이 쌓이면 보다 신뢰가 있는 국내 플랫폼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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