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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 늪 빠진 홈쇼핑, TV 아닌 모바일에서 콘텐츠 경쟁

이안나 기자
롯데홈쇼핑 상품 판매 방송 화면 중 일부 [ⓒ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상품 판매 방송 화면 중 일부 [ⓒ 롯데홈쇼핑]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실적 먹구름이 드리운 홈쇼핑 업계가 신사업 발굴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수십년 간 쌓아온 방송 역량을 활용해 모바일에서 차별화된 쇼핑 콘텐츠로 경쟁력을 가지려는 전략이다.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신사업 투자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생존’을 위해선 불가피한 움직임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데믹 전환 이후 TV홈쇼핑 업계는 연속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주요 홈쇼핑 4사(GS·CJ·롯데·현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0% 크게 줄었다. 3분기만 봐도 CJ온스타일을 제외한 주요 업체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올해 3분기 GS샵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0% 감소한 2598억원, 영업이익은 18.7% 줄어든 213억원이다. 같은 기간 현대홈쇼핑도 매출 255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4% 줄었고, 영업이익은 68.2%나 급감한 93억원에 그쳤다.

롯데홈쇼핑은 매출 21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3% 줄었고, 76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는 지난 5월 창립 22주년 기념행사에서 직원들에게 “창사 이래 가장 힘겨운 시기”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CJ온스타일은 매출은 2.9% 하락한 3003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23.2% 상승해 7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년 1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던 안정적 분위기가 코로나19 이후 완전히 사라졌다. 급속도로 나빠진 실적 흐름은 송출수수료에 원인이 집중됐고,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케이블 방송사업자들과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겪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홈쇼핑사들은 TV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신사업 찾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송출수수료 갈등은 단기간에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닐뿐더러, 매출이 감소한다는 건 TV 시청자 수 역시 지속 감소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체들이 경쟁하는 주 무대는 점차 TV에서 모바일로 옮겨질 전망이다. 이들은 방송 제작·송출 역량을 활용해 모바일에서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TV와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 시너지를 내는 ‘원플랫폼’ 전략을 구사한다. 최근 유튜브 웹드라마가 호응을 얻고 신규 브랜드를 발굴하는 상품 소싱 전담 조직 FAST소싱팀도 신설했다. 롯데홈쇼핑도 캐릭터 ‘벨리곰’ 활용한 IP사업 외 유튜브 채널 강화, 패션 방송 숏폼 제공 등을 시도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자체 유튜브 채널 ‘훅티비’를 개설하고, 예능 프로그램을 앞세운 딜커머스를 시도하고 있다. GS샵도 지난 3월 TV방송과 모바일 앱을 연결하는 ‘크로스 라이브’를 선보이는 등 모바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강화했다.

물론 홈쇼핑 업체들이 시도하는 신사업들은 아직 시작 단계다. 신사업을 키워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선 투자가 불가피하다. 올해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는 부담스럽지만, 생존을 위해선 새로운 시도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라이브 커머스 등이 아직 큰 수익이 나고 있는 단계는 아닌데다 업황이 어렵다보니 투자가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계속 안주해선 다른 성과도 낼 수 없는 상황이기에 신유통으로 나아가기 위한 적절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고, 점차 TV에서 모바일로 무게중심이 옮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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