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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품 의심상품 100% 환불”…한국 공략 알리익스프레스 결단 통할까(종합)

이안나 기자

- 가품 예방 위해 한국 전담 신고 채널·미스테리쇼퍼팀 구성

- 레이 장 대표 “소비자 편의성 위해 국내 물류센터 설립 고려”

- 알리바바, 11번가 인수 의향 없어 …알리 서비스 향상에 집중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짝퉁 상품’ 온상지로 불리던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브랜드 지적재산권 보호에 나선다.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중소상공인(SME) 판매자들 해외판로 개척을 위해 지원하기 위한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알리익스프레스는 향후 3년간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100억원을 투자한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한 모니터링으로 가품 유통을 예방하고 한국 전담 신고 채널을 개설, 소비자가 가품의심 상품을 받으면 100% 환불해준다. 제3자 외부기관과 협업해 불시에 가품을 무작위 검사하는 미스테리 쇼퍼 제도도 운영한다.

6일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알리바바그룹은 한국을 매우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여긴다”며 “한국 소비자들 많은 사랑을 받는 요즘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낀다. 향후 3년간 지적재산권과 소비자 권익 강화를 위해 100억원을 투자한다”고 말했다.

그간 알리익스프레스는 ‘짝퉁’ 상품들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지난 10월 국회에선 레이 장 대표는 국감 증인으로 불러 국내 가품 유통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이에 레이 장 대표는 “기술적, 인적, 재무적 자원을 충분히 투입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알리익스프레스가 발표한 ‘프로젝트 클린’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두달 가까이 마련한 결과다. 크게 ▲선제적 예방조치 ▲신고 시스템 ▲품질보증 시스템 ▲침해사건 발생 시 법률 지원 ▲ 한국 이해당사자와 협력 거버넌스 구축 등 5개로 분류했다. 가령 선제적 예방조치로는 AI알고리즘이 텍스트, 판매명, 로고, 이미지, 가격 등을 비교하며 가품 여부를 식별한다.

다만 AI 모니터링 시스템은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일찌감치 적용해 운영 중인 방법이다. 그럼에도 불구 ‘짝퉁’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유사상품을 검색할 수 있는 키워드가 다양하고 AI가 명확하게 분별할 수 없는 제품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갖고 있는 건 알리익스프레스도 마찬가지다.

레이 장 대표는 “지난 두달 간 지적재산권 침해 위반 의심 상품 97만7151건을 삭제했고, 11월 860개 상품이 가품으로 문 닫았다”면서도 “AI기술로 많은 가품들을 선별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아 지속적으로 시스템 엔진을 강화하고 있다. 미진한 부분은 사람이 개입해 가품 일부를 제거한다”고 전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 유통 확산 방지를 위해 한국 시장 전담 신고 채널을 만들었다. 소비자와 구매자 상관 없이 누구든지 간단하게 가품 내용을 ‘원버튼’으로 신고할 수 있다. 그간 신고 건수 98% 정도가 1영업일 이내 해결됐다는 게 레이 장 대표 설명이다.

알리익스프레스 '프로젝트 클린' 소개
알리익스프레스 '프로젝트 클린' 소개

질의에 답변하는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왼쪽에서 세번째)
질의에 답변하는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왼쪽에서 세번째)

그는 “소비자가 가품 의심 상품을 받으며 증거를 제출할 필요 없이 100% 반품·환불할 것”이라며 “제3자 독립기관과 협력을 통해 전담팀을 만들어 미스테리쇼퍼 제도도 출시한다”고 언급했다. 미스테리쇼퍼가 무작위로 상품을 검사해 가품이라고 판단된 즉시 상품 리스트에서 삭제되고 패널티를 부과받게 된다.

알리익스프레스가 가품 예방책에 나선 이유는 국내 소비자들에 신뢰를 얻고 플랫폼 영향력을 키워가기 위함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국내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지난 3월엔 물류와 소비자경험, 가격보존, 브랜드마케팅 중심으로 국내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절대적 왕자가 없는 곳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서 회사는 ‘크로스보더 플랫폼’으로 정체성을 명확히 하며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CJ대한통운 등 국내 파트너사들과 협력으로 해외직구 상품 배송 기간을 단축한 예가 대표적이다.

레이 장 대표는 “혁신적 물류 시스템으로 해외직구 상품을 5일 이내 배송할 수 있고, 독보적 물품 공급,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알리를 선택하고 있다”며 “고객만족도 향상을 위해 한국 물류센터 개설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속한 알리바바그룹이 국내 이커머스 업체 11번가 인수 의향이 없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타사 인수보다는 알리익스프레스라는 이름으로 양질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힘쓴다는 설명이다. 레이 장 대표는 “11번가 인수에 대해선 아무런 계획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알리익스프레스는 현재 소비자들이 플랫폼을 신뢰하고 만족하는 걸 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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