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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창립 최초 각자대표 돌입한 라온시큐어, '따로 또 같이' 전략 통할까?

김보민 기자

라온시큐어 이순형(왼쪽),이정아 각자대표 [ⓒ 라온시큐어]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정보통신(IT) 인증·보안 기업 라온시큐어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각자대표 체제에 돌입했다. 각 수장이 갖춘 역량이 시너지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자회사 라온화이트햇 합병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기존 사업은 물론 신성장 사업에 본격 속도가 붙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라온시큐어는 2일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각자대표 전환 소식을 알렸다. 각자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창립자인 이순형 대표와 이정아 사장이다. 회사 IR 측은 대표이사 변경 사유로 '경영 효율성 제고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언급했다.

이정아 사장은 성균관대학교 정보공학과,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을 거쳐 30여 년간 보안 산업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소프트포럼 컨설팅 및 마케팅 이사를 지냈고, 2013년부터는 라온시큐어 사장과 라온화이트햇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라온과 연을 맺은 지 약 10년 만에 라온시큐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셈이다.

이번 체제 전환은 라온시큐어가 자회사 라온화이트햇 합병 절차를 마무리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라온화이트햇은 보안 컨설팅과 모의해킹 등 화이트해커 서비스를 제공해온 자회사다. 라온시큐어는 이사회 절차를 거쳐 지난달 합병 절차를 마무리했다. 합병 결정을 발표한 지 약 5개월 만으로, 라온시큐어는 각 사 자원을 통합해 경영 역량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순형 대표와 이정아 사장은 각자대표 체제 속 '따로 또 같이' 전략을 추진할 전망이다. 각자대표는 공동대표와 달리 각 부문에 대한 단독 결정권이 있는 형태를 의미한다. 특정 사업을 추진하거나 전략을 바꿀 때 다른 대표이사 동의 없이 결정권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순형 대표는 인증과 관련된 서비스 부문을, 이정아 대표는 보안과 관련된 솔루션 부문을 이끌 예정이다. 현재 라온시큐어는 인증서 관리, 본인확인, 피싱 예방, 안심번호, 화이트햇 등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보안 부문에서는 통합계정 권한 관리 플랫폼, 모바일·PC 가상 키패드, 전자서명, 웹 콘텐츠 유출방지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각 대표는 담당 부문 역량을 높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라온시큐어 관계자는 "글로벌 IT 보안 및 인증 플랫폼 리더로 도약한다는 회사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새 수장 자리에 오른 이정아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보안은 라온시큐어 매출(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 기준) 약 80%를 차지하는 효자 사업인 동시에, 적자 탈출을 꾀할 구원 사업이기도 하다. 신성장 사업 등 여러 과제가 눈앞에 놓인 가운데 이 대표가 기지를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정아 대표는 양자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라온시큐어가 오랜 기간 양자 기술에 관심을 보인 만큼 해당 분야에 더 힘을 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라온시큐어는 최근 암호기술 기업 크립토랩과 업무협약을 맺고 양자내성암호(PQC), 동형암호 기반 신제품을 상용화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 또한 주요 과제 중 하나다. 현재 인증 서비스 부문의 경우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보안 부문은 시작 단계다.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보안 업체가 많지 않은 만큼, 이번 체질 변화가 라온시큐어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라온시큐어는 지난해 11월 서비스 부문 총괄로 정현철 전 인비즈넷 대표를, 해외 사업부문 총괄로 이유진 전 비자코리아 부사장을 영입한 바 있다. 서비스 및 해외 전문가를 배치한 데 이어 보안 전문 대표이사를 선임한 만큼 올해 시너지 효과가 나와야 한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라온시큐어 관계자는 "이정아 대표의 지휘로 신성장동력을 본격 키워나가는 데 더욱 주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보민 기자
kimbm@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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