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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전진기지 만드는 이커머스·플랫폼 기업들…왜?

왕진화 기자
[ⓒ각 사 C.I]
[ⓒ각 사 C.I]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국내 이커머스·플랫폼 기업이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을 공략하기 위한 첫 번째 스텝으로 동남아시아를 눈여겨 보고 있다. 동남아는 전체 인구의 평균 연령이 낮고 경제 성장세가 뚜렷해 한국 기업들이 주목하는 요충지로 꼽히기 때문이다.

저렴한 인건비 등 판관비 관리에 이점이 있어 현지 확장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뚜렷하다. 특히, 인재 풀과 인프라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이커머스 기업을 포함한 플랫폼 기업 전반은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동남아 등을 비롯한 해외에서 수익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된다.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 기업 큐텐 계열사들, 날로 ‘쑥쑥’=큐텐은 지난 2022년 9월 티몬을 인수하고, 이어 지난해 4월 인터파크커머스, 5월 위메프를 잇따라 인수했다. 이는 큐텐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미국 나스닥 상장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큐텐은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 기업으로 꼽히는 만큼, 피인수 기업들은 동남아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예컨대, 앞서 지난달 15일 위메프는 큐텐과 함께 인도·동남아 등으로 직구 시장 저변을 넓힌 결과 1년 간 해외 상품 매출은 64%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매 고객 또한 45% 늘었다.

이에 힘입어 셀러 참여도 가속화하며 물류 전문기업 큐익스프레스와 함께 펼치는 ‘W프라임’ 입점 셀러 수는 11월 기준 직전 월 대비 41% 증가했다. 특히 해외 서비스 ‘글로벌W프라임’ 거래액은 81% 급증하며 높은 신장세를 기록했다.

해외 판매자들이 큐텐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용이하지만, 국내 판매자들이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를 통해 해외로 물품을 쉽게 선보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에 따라 세 기업 모두 동남아를 기반으로 직구·역직구 시장을 더 넓힐 계획이다.

[ⓒ쿠팡]
[ⓒ쿠팡]

◆소상공인 수출 돕는 쿠팡…대만서 승승장구=쿠팡이 1일 발행한 ‘2023 쿠팡 임팩트 리포트’에 따르면, 쿠팡에 입점한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수는 올해 상반기 21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약 15만7000명)과 비교해 33% 늘어난 수치다. 쿠팡은 지난 2022년 대만 진출을 선언한 바 있는데, 이후 소상공인의 대만 진출을 적극 돕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쿠팡은 대만 풀필먼트센터 2곳을 기반으로 소상공인이 원할 경우 역직구 사업을 돕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현재 대만 로켓직구 판매자 중 소상공인 비중은 약 67%다. 이들이 대만 로켓배송으로 지난해 수출한 품목은 18만개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소상공인 제품의 물류·통관·현지 배송·고객 응대를 대신 처리해주고 있다.

앞서 지난해 3분기 콘퍼런스콜 당시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최근 대만 로켓배송 진출 1주년을 맞은 쿠팡에 대해 언급하며, 대만 로켓배송 첫해 성장속도가 한국 출시 첫 1년보다 빠르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김 창업자는 “그간 중소기업은 해외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쿠팡은 1년 만에 1만2000개 이상 중소기업들의 대만 수출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쿠팡은 올해 상반기 중 3호 풀필먼트센터를 개소하며 대만 내 로켓배송 전략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아프리카TV]
[ⓒ아프리카TV]

◆아프리카TV도 태국법인 중심으로 동남아 공략 총력전=1인 미디어 플랫폼 기업 아프리카TV는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 준비에 매진한다. 이를 이끌 전진 기지는 바로 태국 법인이다. 채정원 아프리카TV 이스포츠&게임콘텐츠사업 부문장에 따르면 현재 태국 법인은 신규 인력 구성 등 세팅에 한창이다.

태국 법인이 세팅되는 대로 국내 아프리카TV 인력도 파견 근무 형태로 지원 사격에 나선다. 게임 및 이스포츠를 중심으로 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포하는 데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동남아 시장은 유튜브 등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에 높은 관심을 지녔다. 특히 대만과 태국 등은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및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MOBA) 등 특정 장르를 선호하는 한국 게이머 성향과 비슷하다. 하지만 유럽, 미국 등지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1위 기업인 트위치는 동남아에선 지배적인 위치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TV는 동명의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아프리카TV를 리브랜딩하는 한편, 기존 플랫폼과 백엔드 부분의 프로토콜 자체가 다른 ‘숲’(SOOP, 가칭)으로 동남아 시장 내 선두주자 자리를 노릴 방침이다.

채 부문장은 “최근 진행된 글로벌 발로란트 대회 ‘AVL(아프리카TV VALORANT LEAGUE)’ 결승전은 처음으로 한국 이용자가 아닌 해외 이용자 동시 접속자 수 10만명이 넘는 최초의 방송”이었다며 “그곳에서 가능성을 본 만큼, 글로벌 이스포츠에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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