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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결정 D-1… 캐피탈·상호금융 등 2금융권 '촉각'

권유승 기자
산업은행이 10일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주요 채권단을 재소집했다. 사진은 3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산업은행이 10일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주요 채권단을 재소집했다. 사진은 3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1일 1차 채권자협의회 개최… 추가 자구책에 워크아웃 개시 가능성 ↑

-워크아웃시 사업장 완공 전망… 제 2금융권 자금회수 기대감도 커져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개시 여부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제 2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캐피탈·상호금융 등 제 2금융권은 태영건설 대출에 대한 담보가 확실한 은행과 보험사와 달리, 워크아웃이 무산될 경우 직·간접적으로 대출금 회수에 난항을 겪을 수 있어서다.

태영건설이 추가적인 자구책을 내놓으면서 워크아웃 개시에 무게가 쏠리는 가운데, 제 1 금융권 대비 상대적으로 손실흡수능력이 떨어지는 제 2금융권에서는 내심 안도의 분위기가 흘러나오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오는 11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할 제 1차 채권자협의회를 개최한다. 투표를 통해 채권자 609곳의 75% 이상이 찬성해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개시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하루 앞둔 이날 오전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기업은행 등 주요 채권자와 회의를 열었다. 태영그룹이 전날 제시했던 자구안에 대해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일단 분위기 자체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태영건설이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와 핵심 계열사 SBS 주식을 담보를 잡겠다는 자구안까지 제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지난 9일 태영건설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족할 경우에는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발언했다.

앞서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이 무산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일전에 내놨던 자구안은 채권단에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 즐비해서다.

◆워크아웃 개시 가능성에…제 2금융권 내심 안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가능성이 커지면서 제 2금융권도 안도하는 모습이다.

특히 새마을금고, 캐피탈사 등은 주로 태영건설에 보증을 서거나 책임 시공에 대한 채권을 보유 중인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으로 도산하지 않고 사업장을 완공시킬 경우 이들의 자금 회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제 1금융권 대비 손실흡수능력이 떨어지는 제 2금융권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무산으로 건설업계 줄도산이 이어질 경우 그로 인한 피해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 2금융권이라도 보험사 같은 경우에는 태영건설 관련 대출에 대한 담보가 확실하기 때문에 큰 우려는 없다"며 "하지만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캐피탈 등 그 외 다른 제 2금융권은 이번 워크아웃 사태로 인한 위기감이 더욱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9월말 기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의 부동산PF 잔액은 각각 9조8000억원, 4조7000억원에 달한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의 연체율은 5.56%, 4.18% 수준으로 은행과 보험사 대비 4~5%p 높은 실정이다.

이에 캐피탈업계는 태영건설 사태로 인한 리스크 여파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4일 "최근 캐피탈 부동산PF 시장은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 사업여건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캐피탈업계의 손실흡수능력은 확충되고 있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과 함께 PF리스크가 업권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충분한 충당금 적립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를 통해 건전성을 제고해 PF리스크를 적극적으로 축소해 나아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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