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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체제 한컴, 체질 개선 성공했지만… 사법 리스크는 걱정거리

이종현 기자
ⓒ한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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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의 기업 주가가 순항 중이다. 19일 다소 상승분을 반납해 2만84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새해 첫날의 종가인 1만4580원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한컴의 목표주가를 3만8000원으로 상향하며 매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실적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다. 한컴은 2023년 연간 잠정실적으로 매출액 2711억원, 영업이익 346억원을 발표했다. 각각 전년대비 12%, 38.5% 성장한 수치다. 김연수 대표 체제에서 체질 개선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탄탄한 성장을 이뤄가고 있는 것 같은 한컴에게도 걱정거리는 있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계열사 한컴라이프케어의 주가와 친족의 사법 리스크다.

한컴은 2023년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음에도 당기순이익은 –259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한컴라이프케어의 주가 하락에 따른 손상평가로 영업외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인데, 손상평가액은 6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컴라이프케어는 2017년 한컴그룹에 흡수된 안전장비 기업이다. 한컴은 당시 사모투자펀드(PEF)와 함께 한컴라이프케어를 2650억원에 인수하기로 발표했으나 소송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총 인수금액은 2400억원으로 확정됐다.

인수 이후 한컴은 한컴라이프케어를 2021년 8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시켰다. 당시 공모가는 1만3700원으로 시가총액 3412억원이다. 하지만 상장 이후 한컴라이프케어의 주가는 줄곧 하락했다. 상장 이후 단 한 번도 공모가보다 높은 종가를 기록하지 못했다. 19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363억원으로 한컴이 인수했을 때보다 1000억원 이상 가치가 하락한 셈이다.

한컴은 올해 기존 수주한 국방 사업 및 추가 사업 수주 등을 바탕으로 한컴라이프케어의 실적을 개선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한컴에 비해 투자자들의 관심 밖인 한컴라이프케어의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반전의 모멘텀이 있는 한컴라이프케어와 달리 친족의 사법 리스크는 언제고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다. 한컴그룹 김상철 회장은 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는 중이다. 차남인 김 씨는 작년 12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암호화폐 ‘아로와나 토큰’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 이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다. 비자금 조성 규모는 약 90억원이다.

현재 한컴을 이끌고 있는 김연수 대표는 개인의 일탈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다만 김상철 회장까지도 수사의 대상이 된 데다가 한컴그룹의 계열사인 한컴위드가 아로와나 토큰에 투자했기 때문에 수사가 이어질 때마다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작년 한컴라이프케어, 한컴금거래소 등은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김연수 대표가 동분서주하며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쇄신하고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예측 불가능한 사법 리스크라는 불확실성이 한컴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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