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금융권 '초자동화' 난제 AI-OCR… BNK캐피탈은 어떻게 이를 극복했을까 (下)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이제 금융권에서 단순반복된 업무에 대한 자동화는 대부분 이뤄지고 있다.
이제는 그보다 난이도가 높은 업무에 대한 자동화 혁신이 남아있다. 이 때문에 주목받아온 기술이 AI-OCR이다.
그러나 AI(인공지능)의 가공할 학습 능력을 기반으로 비정형 문서를 OCR로 판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여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못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은행권의 경우 100% 판독이 보장되지 않으면 아예 자동화 대상에서 제외시켜버리는 상황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때때로 부서간의 갈등으로도 이어지면 프로세스 혁신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물론 AI-OCR을 통해 오류를 0.1% 이내로 최소화하는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끝이 아니다. 업무 특성에 따라 사람의 육안으로 최종 확인해야하는 경우도 있기때문이다.
기술적으로만 본다면, 이는 AI-OCR 적용을 위한 전처리, 후처리 등 다양한 학습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AI-OCR은 BNK캐피탈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실제로 최 상무는 “처음엔 우리도 AI-OCR에 대한 환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한때는 20여개 업무에 AI-OCR을 적용했지만 현재 적용하고 있는 것은 7~8개 업무”라고 말했다.
AI-OCR이 기술적으로 완벽하더라도 금액의 확인 등 사람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중요한 정보들이 있는데, 이것까지 업무 연속성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비로소 프로세스 혁신의 완성이라는 것이다. 즉, BNK캐피탈에 있어 AI-OCR 기반 혁신의 정의에 부합하는 업무가 현재 7~8개라는 의미다.
◆AI-OCR에서도 ‘사람’과 ‘로봇’ 역할의 분명한 재정의… 크게 높아진 생산성
최 상무는 “그렇다고 AI-OCR의 성과가 기대했던 것 보다 적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라고 환기시켰다.
BNK캐피탈은 AI-OCR로 가능한 역할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고, 그에 따른 업무 생산성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들면 현재의 AI-OCR 기술은 문서의 형태를 인식할 수는 있어도 의사결정을 위한 해석은 불가능하다. 이는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다.
다만 업무 서류에 첨부되는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과 차량등록증 등 필수서류의 1차적인 확인과 함께 신용정보보호법에 따른 주민번호 뒷번호 마스킹 처리 등은 AI-OCR 기반의 자동화 프로세스 역할로 더욱 분명히 했다.
이처럼 사람과 로봇의 역할을 명쾌하게 재정의하는 것만으로도 BNK캐피탈의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와관련 최 상무는 “AI-OCR 성능이 100% 보장 안된다는 것을 미리 인정해버리면 자동화 혁신을 할 수 있는 대상업무의 범위가 크게 줄어들어 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AI-OCR의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되 그것에 맞는 역할을 새롭게 부여함으로써 훨씬 더 많은 혁신을 대상을 찾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AI-OCR의 적용과 관련해, BNK캐피탈은 뚜렷한 두 가지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첫째는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업무를 중심으로, 둘째는 실패를 하더라도 리스크가 줄어들거나 코스트가 줄어드는 업무를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캐피털업계 최초 쌍방향 ‘챗봇 서비스’ 등 속도붙는 프로세스 혁신의 성과들
한편 이처럼 프로세스 혁신 관점의 변화로, BNK캐피탈이 크게 효과를 거둔 대표적인 업무중 하나가 작년 12월부터 본격 상용화에 들어간 챗봇 서비스를 들 수 있다.
BNK캐피탈이 선보인 카카오톡 기반 아웃바운드 채팅 상담서비스는 고객과 상담원의 양방향 채팅을 통한 고객상담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고객과의 비대면 접점 확대와 보다 빠른 응대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인정보 입력은 모두 보안 웹을 통해 처리하고 내부에서만 시스템 접속이 가능하도록 해 고객정보보호와 내부통제도 철저히 했다.
서비스 출시 당시 BNK캐피탈 김성주 대표는 “고객에게 보다 빠르고 편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서 “앞으로 영상통화, 원격제어 서비스 등 휴대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는 고객까지 포용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같은 프로세스 혁신 노력을 통해, BNK캐피탈 내부적으론 기존 고객만족센터의 업무를 70% 이상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국내 캐피탈업계의 업무 자동화 수준을 고려했을 때 단연 최상급으로 분류된다.
◆'테스트 자동화' 등 IT품질 고도화에도 자동화 노하우 적극 활용
올해 BNK캐피탈은 주요 디지털 혁신 과제로 모발일 개편 작업에 나서고 있다. 관련하여 BNK캐피탈은 RPA기반의 테스트 자동화 툴을 활용할 계획이다.
캐피탈업무의 특성상 모바일 서비스 경쟁력은 절대적이다. 신속한 시장 대응을 위해선 안정적인 서비스 개발 테스트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부분의 업무나 대고객서비스가 스마트기기와 앱을 통한 모바일 환경으로 처리되고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매년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계열의 스마트폰과 테블릿 종류가 대략 20여종에 달한다. 그러나 금융회사 입장에선 이같은 모바일 환경에 대응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다. 예전에 앱 개발단계에서만 실행해왔던 모바일 테스트업무가 스마트기기가 새로 출시될때마다 테스트를 실행해야한다. 따라서 이를 위해선 금융사는 자체 모바일 테스트를 자동화해야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 BNK캐피탈은 올해 앱 개편 계획과 맞물려 자체 모바일 테스트자동화 환경을 구축하고, 상시 테스트는 물론 앱서비스에 대한 QA(Quality Assurance) 환경을 마련함으로써 IT 품질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실제로 BNK금융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이같은 IT 품질 고도화 노력은 고무적이다. 실제로 BNK금융그룹의 주력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올해 IT 품질관리부라는 전담 조직까지 신설함으로써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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