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등 마지막 퍼즐 '서버'...하반기 개선 가능성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AI(인공지능) 시대가 열리며 반도체 시장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완연한 봄은 오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중심으로 수요는 폭증했지만, 서버용 메모리는 완전히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려워서다. 다만 올해는 서버 업체들의 교체 주기 도래 등 영향으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메모리 업황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메모리 업황 악화에 따라 돌입했던 감산 효과가 올해 들어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데다 생성형 AI,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며 관련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AI향 메모리 수요만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랜스포스는 올해 D램 매출은 842억 달러로 추산, 518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대비 38.5%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 중심엔 HBM의 역할이 주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체 D램 중 HBM 비중은 20%다. 2022년 2.6%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17.4% 증가한 것이다.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더뎠던 낸드플래시 역시 분위기 반전을 이루고 있다. 트랜스포스는 올해 1분기 낸드 평균 판매단가(ASP)가 전 분기 대비 23∼28% 오른 데 이어 2분기에도 13∼1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중에서도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가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열리며 고용량 낸드의 수요가 늘어나며 낸드 회복세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전체 메모리 시장 반등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는 게 중론을 이루고 있다. 메모리 수요 자체가 AI 향 고부가가치 상품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추세여서다. 메모리 업계의 업황을 따지는 주요 분야 중 하나인 서버용 메모리 등에선 아직 수요 회복 가시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
서버용 메모리는 D램 매출의 40% 이상을 담당하는 최대 시장이다. 낸드도 고성능 저장장치인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주요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크게 위축됐다. 주요 클라우드서비스(CSP) 업체들이 경기 침체 여파로 신규 투자를 줄인 데다, AI 시장이 전격 개화하면서 당초 계획했던 투자 자금도 AI로 돌리는 등 행보를 이어가서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서버 업체들이 투자에 나선 결과, 쌓인 재고를 처리하기 어려운 점도 또 하나의 요인이다.
하지만 올해는 기존 서버의 노후화, 운영 효율성 개선 등의 문제로 교체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 있어, 서버향 메모리 수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메모리 수요의 가장 큰 변수로 생각되는 일반 서버 회복 가능성이다"라며 "아직 지속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하지만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완전한 메모리 업턴을 위해선 서버향 메모리의 수요 확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HBM 등 AI향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주가 등이 반등하지 않는 이유는 일반 메모리, 서버 메모리 등이 애매하기 때문이다"라며 "다른 분야에서도 반등이 시작되는 것이 업황 개선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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