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클라우드 기업 ‘지코어’, 한국 진출 이유는 ‘AI’…GPU 전용 데이터센터로 공략 가속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유럽 클라우드서비스기업(CSP) ‘지코어(Gcore)’가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폭발하는 인공지능(AI) 수요에 맞춰 일찌감치 한국 시장을 눈여겨 본 지코어는 엔비디아 최신 AI 가속기 ‘H100’을 기반으로 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전용 데이터센터를 국내에 열고 고객 확보에 나섰다.
지코어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천광역시 소재 첫 한국 리전 오픈을 알리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오는 15일 개소를 앞둔 지코어의 인천 데이터센터는 AI 학습에 있어 현존 최고 GPU로 평가받는 엔비디아 ‘H100’ GPU를 320개 확보해 총 서버 40대가 설치돼 있다.
정현용 지코어 한국지사장은 “지코어는 룩셈부르크 본사를 제외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GPU 전용 데이터센터를 개소한 것”이라며 “국내에 있는 AI 관련 기업들은 GPU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긴 시간을 기다릴 필요 없이, 국내에서 직접 제공하는 지코어의 AI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코어가 클라우드 격전지로 한국 시장을 주목한 이유는 ‘AI’ 때문이다. 정 지사장은 “글로벌 AI 인덱스 발표 기준 한국은 AI 지수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잠재력이 엄청나고, AI 시장 투자 규모도 크다”며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AI가 빨리 발전하고 있고,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LLM) 등 많은 GPU 자원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정 지사장은 이어 “한국 클라우드 시장은 특별하다”며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CSP)들이 워낙 큰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로컬 CSP들도 잘 자리매김하고 있으면서, 대형 클라우드 관리서비스기업(MSP)들도 자체 서비스를 하는 시장으로, 우리는 여기서 일반적 클라우드보다 특히 AI에 집중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지코어의 H100 기반 AI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SMX5 타입 H100 GPU를 각 8개씩 탑재한 서버들을 대규모 클러스터로 구성해 강력한 컴퓨팅 능력을 제공하며 ▲GPU간 연결을 모두 인피니밴드 NDR(400Gbps)로 구성해 서버당 대역폭이 3.2테라비피에스(Tbps)에 달한다. 또한 ▲서버당 2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메모리와 112개에 달하는 중앙처리장치(CPU) 코어로 대용량 데이터 처리 및 고성능 컴퓨팅 작업 환경을 지원하며, 서버당 12킬로와트(Kw)에 달하는 전력량을 충족한다.
정 지사장은 “H100뿐만 아니라 향후 엔비디아의 H200이나 B200 등 차세대 모델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서 한국 시장에서 GPU 자원을 가장 빠르고 편리하게 그리고 비용효율적으로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사업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갖추고 있는 점도 지코어의 경쟁력 중 하나다. 김진용 지코어 프리세일즈 팀장은 “우리 회사는 전세계 6개 대륙 각국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효과적이고 신뢰성 있는 엣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이를 혈관 삼아 클라우드·AI·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데이터와 프로세싱을 연결해주는 안정적 네트워크가 지코어가 가진 강점”이라고 말했다.
지코어는 이번 데이터센터 개소 및 한국향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국내 토종 CSP인 NHN클라우드와 손잡았다. 인천 데이터센터는 부지 선정부터 시작해 NHN클라우드와 공동 운영을 하며, 국내에서 양사간 클라우드 솔루션 통합 및 공동 영업 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거꾸로 NHN클라우드는 유럽 시장 진출시 지코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강화해 양사 윈윈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는 “앞으로 AI 시장은 글로벌 GPU 인프라에 대한 파이프라인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NHN클라우드의 AI 데이터센터 설계·운영 경험과 더불어 전세계 CDN 서비스를 하는 지코어의 엣지 데이터센터 기반 AI 서비스 경쟁력을 토대로 양사가 글로벌 시장을 의미 있게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코어와 NHN클라우드가 AI 데이터센터를 필두로 국내에서 협력사인 동시에 경쟁사인 점도 양사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대한 이슈는 발생할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선 GPU를 누가 많이 확보하고 어떻게 딜리버리할 것인가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관건”이라며 “지코어는 엔비디아와 전략적 관계를 통해 최신형 GPU를 빠르게 수급할 수 있는 역량이 있으니 그런 부분에서 NHN클라우드도 협업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코어는 추후 NHN클라우드와 함께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타진할 의사도 있다. 정 지사장은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 요건인 클라우드보안인증(CSAP) 획득 계획을 묻는 질문에 “보안 관련 인증은 전략적 파트너사인 NHN클라우드와 협업하는 방향으로 국내에서 비즈니스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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