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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비전·정밀기계 분리…방산·반도체 경영 효율화 제고

고성현 기자

한화그룹 본사 [ⓒ한화]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산·영상·산업장비로 혼재돼 있던 사업 구조를 개편한다. 이를 위해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인적분할하고 신설법인으로 합병한다. 이를 통해 방산(에어로스페이스), 영상·산업장비(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로 사업을 분할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이번 인적분할이 마무리된 후 한화정밀기계의 반도체 장비 신사업이 탄력을 받을지도 주목된다. 한화비전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효율적인 재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일 자회사 한화비전, 한화정밀기계를 인적분할한다는 내용을 공시하고 이와 관련한 IR 설명회를 개최했다.

회사는 양사를 인적분할한 이후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을 신설하고, 이 아래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100% 자회사로 합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한화비전이 사업지주 형태로 명칭을 바꾸고, 이 아래 한화정밀기계를 자회사로 두는 구조가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신설법인 분할 비율은 9:1이다.

이번 결정은 앞서 한화그룹이 항공·우주(에어로스페이스), 해양(오션), 지상(시스템) 등 분야별 방산 기업 체제를 구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각 계열사 간 방산사업 시너지 확대를 위해 비주력 부문을 별도 회사로 분리, 투자·의사결정의 효율화를 추진하는 게 목표라는 의미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11월 한화디펜스, 지난해 4월 ㈜한화 방산 부문을 흡수 합병하며 방산 계열사를 통합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5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하며 해양 방산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방산과 영관성이 적은 한화비전, 정밀기계를 분할해, 사업 혼재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을 극복하고 순수 방산 회사로 변화하기 위함"이라며 "이를 통해 서로 사업 환경이 다른 방산 사업과 영상, 산업기계 사업 각각의 의사결정 집중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한화정밀기계가 맡은 반도체 장비 시장 사업 전망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자료 갈무리]

이번 인적분할에 따라 한화비전, 한화정밀기계의 사업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지 관심사다.

한화비전은 차세대 사이버보안, AI, 클라우드 기술을 포함한 솔루션 확장에 투자를 지속하고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년 연속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정밀기계는 반도체 장비 시장 확대 진출을 위한 기틀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현 매출 비중 10%에 불과한 반도체 사업을 확대해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초 한화정밀기계는 전자부품을 인쇄회로기판(PCB)에 실장하는 칩 SMT 장비와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주력으로 다뤄왔다. 그러다 작년 말 PE-CVD·ALD 장비를 개발했던 한화모멘텀의 반도체 전공정 장비 사업을 양수받으며 발판을 넓혔다.

후공정 분야에서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늘며 기회가 생겼다. 한화정밀기계는 SK하이닉스와 함께 차세대 HBM용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한화정밀기계는 전문적 의사결정을 구축하고 사업성을 강화해 경영 효율화를 제고할 것"이라며 "한화비전이 갖춘 현금흐름을 기반으로해 고성장 사업인 반도체 장비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개발(R&D) 단계라 실질적인 투자금액이 확정되진 않았고, (하이브리드 본더) 상용화 시점도 차세대 HBM이 나오는 시점이 될 것"이라며 "아직 초기단계라 향후 시장에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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