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글로벌 VC 투자액, ‘메가딜’ 불구 5년來 ‘최저’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올해 1분기 글로벌 벤처캐피털(VC) 투자는 지속되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회수시장 위축에 따라 투자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딜 건수가 2016년 2분기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가 25일 발간한 ‘2024년 1분기 VC 투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VC 투자는 7520건, 759억달러(약 104조5500억원)로, 전분기에 9458건, 838억달러(약 115조4000억원)를 기록한 것 대비 소폭 감소했다. 투자 규모는 2019년 2분기 이후 가장 적었고, 건수로는 8년래 최저다.
1분기 VC 투자는 미주지역(3205건, 382억달러·52조6000억원)과 아시아태평양지역(2305건, 189억달러·26조215억원)에서 모두 전 분기 대비 축소된 반면, 유럽(1798건, 179억달러·24조6400억원)에서는 증가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지역 VC 투자는 2017년 1분기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스웨덴에 본사를 둔 인프라 기업 H2그린스틸(Green Steel)이 52억달러(약 7조1600억원) 조달에 성공하면서 유럽의 VC 투자 상승을 견인했다고 풀이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VC 투자는 국가별 차별화된 양상을 보였다. 중국의 경우 10억달러 이상 대형 딜 3건이 성사됨에도 불구하고 투자는 2017년 1분기 이후 7년만에 최저치다. 반면 인도의 올 1분기 VC투자는 354건, 32억달러(약 4조4000억원)로 전분기 대비 규모와 건수 각각 13%, 100% 증가했으며, 일본은 전 분기와 유사한 9억3400만(약 1조2900억원)달러의 VC 투자를 유치했다.
글로벌 CVC(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 투자는 2023년 4분기 408억달러(약 56조1800억원)에서 2024년 1분기 373억달러(약 51조3600억원)로 감소했다. 미주 지역에서는 같은 기간 187억달러(약 25조7500억원)에서 201억달러(약 27조6800억원)로 늘었다.
미국과 일본의 CVC는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 활발히 활동했다. 미국의 경우 빅테크가 AI 중심의 투자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전분기 대비 18% 오른 195억달러(약 26조8500억원)를 투자했다. 일본은 AI 및 헬스케어, 자동화 기술 등 신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기조에 따른 VC 생태계 확장과 대기업 중심으로 오픈 이노베이션 니즈가 높아지면서 전 분기 대비 CVC 투자가 증가세다.
글로벌 VC 투자회수(Exit) 규모는 2023년 4분기 498억달러(약 68조5700억원)에서 2024년 1분기 307억달러(약 42조2700억원)로 하락했으며, 이는 2016년 4분기 이후 최저치다. 아시아태평양의 투자회수 규모는 2023년 4분기 339억달러(약 46조6800억원)에서 2024년 1분기 100억(약 13조7700억원)달러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유럽 역시 34억달러(약 4조6800억원)에서 21억달러(약 2조8900억원)로 감소했다. 반면 미국은 전분기 대비 125억달러(약 17조2000억원)에서 186억달러(약 25조6100억원)로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2024년 2분기에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계속되는 불확실성과 어려운 투자회수 환경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VC 투자가 부진하지만, 상승세인 주식 시장에서 성공적인 IPO가 이뤄진다면 VC 기업의 자금조달 경색이 완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정도영 삼정KPMG 파트너는 “AI와 클린테크 및 사이버보안 등은 투자자들이 계속 관심을 가지는 영역으로 미국이나 일본의 CVC의 투자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주요 기업들이 AI를 비롯해 로봇, 헬스케어, 바이오, 클린테크에 대한 벤처투자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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