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PB특공대] ⑥ “기본템부터 멋스러움까지…패션 플랫폼이 직접 만들었어요”

왕진화 기자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소비가 둔화됐지만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는 날마다 우상향하고 있다. PB는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와 협력해 생산한 뒤 자체 브랜드를 붙여 마케팅·유통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가를 기존 기성품보다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를 통해 오프라인 소매점 약 6500곳 매출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1년간 국내 PB 상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8% 늘었다. 전체 소비재 시장이 같은 기간 1.9%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약 6배 높은 수준이다. 각 PB 탄생 배경과 성장 과정, 향후 전략 등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포스티]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국내 주요 패션업체들이 갈수록 PB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무신사를 대표하는 PB ‘무신사 스탠다드’가 부러워서가 아니다. 초저가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고품질의 옷들은 오프라인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마저 활짝 열게끔 만들어주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즉, 이는 수익성으로도 연결된다.

대부분의 패션 플랫폼들은 수익성 강화 및 패션 프리미엄 전략의 일환으로, PB 유치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입점 브랜드와 쇼핑몰 등에서 수수료를 받는 구조에서는 거래액 증가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그만큼 판관비도 늘어나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패션 플랫폼들은 높은 매출 원가율을 적용해 가격을 낮추고 품질을 키우며 PB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우선 카카오스타일은 여성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 외에도 4050 패션 플랫폼 ‘포스티’, 패션 큐레이션 서비스 ‘패션바이카카오’ 등을 운영하며 ‘개인화’와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커머스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그재그에는 ‘페어데일’과 ‘레이지두낫띵’이라는 PB가 있지만 올해 여름 신상품이 나오진 않았다. 다만 포스티는 자체 제작 브랜드 ‘잇파인’ 여름 시즌 컬렉션을 한창 선보이는 중이다. 포스티는 중장년층을 타깃하는데, 최근 4050 여성 소비자가 자신의 옷을 사면서 남성 옷도 구매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

잇파인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타임리스 룩(Timeless look)’을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다. 브랜드명은 대명사 ‘it’과 질 좋은, 멋을 뜻하는 ‘fine’의 합성어로, 고급 소재와 견고한 디자인을 앞세워 감각적인 일상복을 추구한다.

지난해 가을·겨울 니트 컬렉션으로 첫 선을 보였으며, 당시 입고 물량의 대부분이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 선보이는 여름 신상품은 올해도 스타일링이 쉽고 편안한 착장감을 자랑한다.

반소매 니트부터 ▲카디건 ▲블라우스 ▲팬츠 ▲원피스 등 총 14종이며, 포스티와 지그재그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일상 속 활용도 높은 기본 아이템으로 구성됐다. 펀칭, 핀턱, 플리츠 등의 디테일로 포인트를 줬다. 다양한 색감과 프린트로 밝고 시원한 분위기를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W컨셉]

W컨셉은 2030 여성을 위한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지향하는 ‘프론트로우’와 이지 캐주얼 브랜드 ‘FRRW’ 두 개의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먼저 프론트로우는 2009년부터 자체 개발한 소재와 디자인을 바탕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며 프리미엄 코트, 슬랙스 등을 대표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FRRW는 2021년부터 데님, 티셔츠 등을 중심으로 멋스러운 여성 캐주얼 웨어를 전개한다. 고객의 의견을 수렴해 일상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기도 했다. 매니아층이 두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지난 5월 중순에는 썸머 2차 컬렉션을 출시하고 블라우스와 플리츠 스커트를 핵심으로 한 트렌디한 상품을 선보였다.

패션 플랫폼은 아니지만,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플랫폼들도 있다. 바로 쿠팡과 컬리를 대표로 꼽을 수 있다. 쿠팡은 영국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를 통한 패션 카테고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쿠팡은 여러 패션 PB들을 운영 중인데, 쿠팡 자체 브랜드인 CPLB가 디자인, 소싱 등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패션 PB는 홈웨어 및 이너웨어 같은 기본 의류를 선보이는 ‘베이스알파에센셜’과 데일리 캐주얼 중심의 ‘캐럿’이다. 예컨대 캐럿 여성용 쿨링 밴딩 팬츠와 브이넥 반소매 티셔츠는 와우회원 기준 크게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컬리는 4월 패션위크 등을 위해 올해 초 삼성물산, 코오롱FnC 등 국내 대표 패션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지난 2월엔 빈폴·구호·코텔로 등 삼성물산 패션 브랜드 3개, 3월엔 코오롱FnC 패션 브랜드 7개를 입점시켰다. 컬리에 입점한 패션 브랜드 수는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배나 늘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