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시대 앞둔 노키아의 전략은 '협력'…"韓 5G SA 통한 수익 창출 기대"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네트워크) 서비스를 사용자가 고르는 것이 아닌, 사용자가 스스로 목적에 맞게 네트워크를 프로그램화하게 될 것입니다.”
노키아 한효찬 전무<사진>는 3일 오후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앰플리파이 코리아(Amplify Korea)' 행사에서 “(네트워크 서비스는) 일반 사용자와 기업 사용자, 개발자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분류되게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6G가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 글로벌 모바일 네트워크 관련 기술 동향을 발표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직 6G에 대한 표준은 확정되지 않았다.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화협력기구인 3GPP는 6G 표준을 정의한 릴리즈21(Release21)를 2028년 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표준이 제정된 뒤 상용화되기까지 대략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상용화되는 시점은 2030년으로 전망된다.
노키아는 6G 네트워크의 예상되는 가장 큰 특징으로, AI(인공지능)와 ML(머신러닝)의 공존을 꼽았다.
한 전무는 노키아를 ‘모든 세상이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라고 말하면서서 “(6G 시대에서) 네트워크는 단순히 연결이 아닌, 물리적인 세계를 감지하고 AI를 통해 생각하고 다시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이 행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기술 개발에 앞서 지속 가능하고, (보안 위협으로부터) 안전해야 하며 모든 사람이 접근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 또한 (노키아의) 중요한 방향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데모에선 이 같은 노키아의 방향성이 엿보였다. 이번 행사에선 ▲모바일 네트워크(MN) ▲클라우드&네트워크 서비스(CNS) ▲ 네트워크인프라(NI) 등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노키아의 최신 혁신과 솔루션과 기술을 소개하는 데모가 진행됐다.
먼저 네트워크 인프라 부문에선 보안을 강조, 이 중 ‘딥필드’(Deepfield) 솔루션인 소개됐다.
솔루션에서 브레인에 해당되는 딥필드 보안 게놈(Deepfield Secure Genome)이 AI/ML(인공지능/머신러닝)을 활용해 디도스(DDoS) 샘플을 실시간 수집해 학습하고, 로컬에 설치된 각 디필드 Defender에 학습된 내용을 한시간에 한번씩 전달했다. 이후 라우터로받은 정보와 학습된 디도스 정보를 비교해 정화된 트래픽만 다시 라우터에 보내는 방식이다.
양자 보안 광 전송 솔루션인 ‘퀀텀 세이브 네트워크 솔루션’도 공개됐다. 가까운 미래 상용화될 양자컴퓨터의 보안 위협에도 견딜 수 있는 보안 레벨을 제공하는 양자암호키분배(QKD) 기반 솔루션으로, 광 전송 네트워크 외 IP네트워크와 래저 전송 네트워크에도 확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모바일 네트워크 부문에선, 주요 고객사인 이통사가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솔루션들이 소개됐다.
이와 함께 이통사가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리버티 글로벌(Liberty Global)사의 자회사인 텔레넷(Telenet)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서드파티SI/애플리케이션 개발사인 iMEC가 텔레넷의 네트워크 기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키아는 Network as Code 기술을 지원했다.Network as Code는 네트워크가 이해할수있는 언어로 전달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노키아 관계자는 “하루 5만대의 선박이 들어오는 벨기에의 한 항구에서 간단한 API 호출만으로 앱을 통해 선박을 원격 관리할 수 있게 됐다“라며 원격 선박 조종 등 애플리케이션 최적화를 통한 5G 네트워크 기능의 수익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노키아는 6G 시대에서 특히 이동통신사 등 다른 기업과의 협업과 협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의 허들은 커버리지 극복이다. 예컨대 국내에서만 해도 28㎓ 대역 주파수의 경우 커버리지가 짧아 더 많은 기지국을 세워야 함에도 불구, 낮은 수익성 탓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6G 주파수의 경우 5G용으로 채택됐던 3.5㎓(기가헤르츠)보다 도달거리가 짧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키아는 이동통신 3사과 함께 커버리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말 진행된 세계전파통신회의(WRC-23)에선 ▲4.4~4.8㎓(일부대역) ▲7.125~8.5㎓(일부대역) ▲14.8~15.35㎓ 등 3개 대역이 6G 후보대역으로 채택됐다.
특히 노키아는 7㎓ 대역에서 128TRx를 사용하여 네트워크 용량을 증대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 기술은 모바일 네트워크의 기능과 효율성을 확장하여 늘어나는 데이터 수요를 처리하는 데 필수적이다. 앞서 화웨이는 5G용으로 ‘128TRx’를 선보인 바 있다.
노키아 모바일 네트워크의 조봉열 박사는 “2019년 국내 이통3사가 5G를 시작할 때 64TRx를 요구했지만, 당시 실리콘 업계 준비가 안 됐던 만큼 모든 제조사들이 32TRx로 출시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하면서 "다만 6G는 더 많은 안테나가 요구되는 만큼 128TRx 장비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화웨이는 중국 업체이지만 훌륭한 경쟁자”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 6G 브릿지 기술로 불리는 5G-어드밴스드(Advanced) 에서 대표되는 기술들이 ‘SA’를 표준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이동통신표준화기구인 3GPP는 2021년 6월 5G 진화 단계인 릴리즈(Release)18 규격부터 ‘5G-어드밴스드’라 부르기로 하고, 지난해 표준 제정작업을 마무리한 바 있다.
5G 규격은 SA와 비(非)단독모드(NSA·Non-Stand Alone)로 나뉘는데, NSA는 5G 기지국을 LTE 코어망과 연동해 5G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의 경우는 KT를 제외한 모든 이통사가 NSA를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환경에선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의 기술이 망 중립성 규정에 위배되어 수익화가 어렵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하나의 물리적 네트워크를 통해 품질 조건에 따라 다수의 가상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통신장비사들은 ISP와 함께 이러한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활용해 통신 서비스품질(QoS)을 차등화, 추가 비용을 낸 가입자에 한해 사람들이 밀집된 장소에서도 5G 서비스품질을 보전해주는 방식의 수익모델을 구상해왔다.
조봉열 박사는 "네트워크슬라이싱 등이 기술이 사람을 차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아니라 세그멘트별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망중립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해외 유수 규제기관들이 내놓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빨리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활용한 수익 창출화가 일어나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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