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IPO 재수생' 케이뱅크, 이번에도 힘겨운 여정… '카뱅' 리스크에 증시 폭락 사태까지

권유승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케이뱅크 본점 전경. ⓒ케이뱅크
서울 중구에 위치한 케이뱅크 본점 전경. ⓒ케이뱅크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전날 사상 최대폭인 8.77%의 급락세를 보였던 코스피 지수는 6일에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과대낙폭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일대비 3.47% 반등한 2526.16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반등이 바닥을 확인한 반등인지 아니면 추세 하락속 일시적 반등을 뜻하는 '데드캣 바운스'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미국발 '경기후퇴'(Recession) 공포로 인해 국내외 증시가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다는 점이다.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고 이 상황이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R의 공포'로 인해 연내 상장을 목표로 IPO(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던 주요 기업들도 적지않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특히 한차례 IPO를 연기했던 전력이 있는 국내 제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대표 최우형)는 또 다시 올 하반기로 예정된 IPO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케이뱅크는 지난 6월2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과거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상장 사례에서 보듯, IPO는 증시 활황기에 해야 흥행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가 식으면 안하느니만 못하는 결과를 낳기때문에 예정된 IPO를 철회하는 사례가 적지않았다.

증시가 폭락하면 공모 기업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소위 '제대로된 몸값'을 받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비교기업의 가치 하락으로 공모 시장의 급격한 투자 심리 위축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증시가 부진했던 2022년엔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2022년 2분기 EY 글로벌 IPO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글로벌 IPO 시장의 규모는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케이뱅크 역시 2022년 상장예비인가까지 받았음에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 2월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수요예측시 비교 대상인 '카카오뱅크', 주가 급락… 케이뱅크 IPO에 불똥

최근 케이뱅크의 비교대상 기업인 카카오뱅크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소다. 상장을 준비중인 기업의 주가 산정에 있어, 유사한 사업을 다루는 비교그룹의 주가 흐름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지난 5일 종가 기준 1만9180원으로 최고점이었던 9만4400원 대비 무려 79.68% 쪼그라들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국내 증시까지 폭락한 영향 등이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상장 도전에만 두 번째 나서고 있는 케이뱅크의 고심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국내 제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서 먼저 상장에 성공한 카카오뱅크에 실적이 한참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올 1분기 역대급 당기순이익으로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며 IPO에 청신호가 켜진듯 한 모습이었지만, 또다시 여러 암초를 만나 좌초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생각보다 빨리 IPO를 추진하며 순항을 하는 분위기였다"면서 "하지만 카카오뱅크 등의 악재가 발생하면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에 대한 영향을 아예 받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주담대 시장 혼탁"… 인터넷전문은행에 부정적인 시각 변화

물론 케이뱅크의 경우, 이번 증시 폭락 사태가 없었더라도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부정적인 시각이 혼재했었기때문에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초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내줄때는 '혁신의 메기'역할을 주문했지만, 정작 시간이 흐르면서 기존 시중은행들이 하는 행태를 닮아가고 있다고 보기때문이다.

실제로 이같은 금융감독 당국의 달라진 기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든 이후 분명해지고있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지난 6월13일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과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현재 가장 손쉽게 자산을 성장시키고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법은 주담대를 대환으로 끌어오는 것"이라며 "다른 은행들이 다 심사를 해 놓고 이자 잘 내고 있는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빼오는 것인데, 이런 영업은 저희들이 생각했던 혁신과 포용하고는 먼 것 같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실제로 올 1분기, 전월세대출을 포함한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3사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4조77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급증해, 기존 4개 시중은행의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IPO에 맞춰 실적을 크게 끌어올려야하는 케이뱅크로서는 이같은 금융당국의 기류 변화가 악재일 수 밖에 없다.

'주담대'와 같은 손쉬운 대출 성장을 통해 수익을 끌어올리려던 인터넷전문은행들에게는 직격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상장사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 1분기 실적 발표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인해 대출 성장률 목표치를 기존 20% 내외에서 10% 초반으로 하향 조정하겠다는 내용의 가이던스를 내놓은 이후 주가 하향추세가 더욱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원인이 되고 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