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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선 ‘역대 최대 매출’ 저쪽선 ‘적자 지속’… 게임업계, 실적 양극화 뚜렷

문대찬 기자
게임업계 주요 게임사 2분기 실적.
게임업계 주요 게임사 2분기 실적.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작년 하반기, 게임업계 전반을 할퀴고 간 실적 한파의 상흔이 2분기에도 지워지지 않은 모습이다. 역대 분기 최대 매출 성과를 거두거나 비로소 기지개를 켠 게임사도 있었지만, 고강도 다이어트에 신음하며 실적 악화가 심화하는 것을 막는 데만 급급했던 게임사도 상당수를 차지하는 등 실적 양극화가 뚜렷했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2024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8개 게임사 중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성장한 게임사는 8곳에 불과하다. 이중 넥슨과 넷마블, 크래프톤은 창사 이래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거두면서 축포를 터뜨렸다.

넥슨은 매출 1조762억원, 영업이익 3974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60% 오른 수준이다. 넷마블은 매출 7821억원, 영업이익 1112억원으로 각각 30%, 흑자전환했다. 크래프톤은 매출 7070억원, 영업이익 3321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83%, 152.6% 성장했다.

3곳 모두 잘 벼린 IP(지식재산)가 기록적인 성과를 견인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모바일’이 중국 시장에서 크게 흥행했다. 넥슨은 5월21일 던전앤파이터모바일 출시 후 한달 만에 441억엔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중국 모바일 매출은 1억엔에 불과했다.

넷마블은 동명의 인기 웹툰 IP를 기반해 지난 5월 출시한 ‘나혼자만레벨업: 어라이즈’ 흥행에 힘입어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나혼자만레벨업: 어라이즈가 차지한 매출 비중은 20%였다. 여기에 꾸준히 이어온 비용 구조 개선 작업도 실적 반등에 힘을 보탰다.

크래프톤은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가 신규 맵 업데이트, 협업 상품에 힘입어 견조한 성과를 유지하면서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PC/콘솔 부문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성장했으며, 유료 결제 이용자도 두 배 이상 늘었다.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을 위시한 모바일 부문은 같은 기간 일일 활성화 이용자 수(DAU)가 40%, 유료 결제 이용자 수는 30% 증가했다.

데브시스터즈는 6월 출시한 신작 ‘쿠키런: 모험의탑’ 흥행을 앞세워 시장 예상을 깨고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2분기 매출 545억원, 영업이익 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4% 증가, 흑자전환했다. 재무 구조 개선 및 비용 효율화 노력도 영향을 미쳤다.

엔씨소프트 2024년 2분기 실적.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2024년 2분기 실적. [ⓒ엔씨소프트]

이외 상당수 게임사는 고강도 다이어트를 통해 적자를 간신히 면하거나 적자폭을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2분기 매출 3689억원, 영업이익 88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 75%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2356억원에 영업이익 28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3%, 89% 줄었다. 두 게임사 모두 신작이 부재한 가운데 ‘리니지’와 ‘오딘’ 등 주력 IP 게임의 매출 하향 안정화가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다.

이들은 실적 악화를 막고자 2분기 비용 축소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씨는 연초부터 본사 임원 20% 줄이고, 인건비도 전년 동기보다 9.8% 축소했다. 마케팅비도 보수적으로 집행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마케팅비를 전년 동기보다 40.9%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컴투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매출이 17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하락했는데도, 다이어트에 돌입한 결과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마케팅비와 인건비 등 전반적인 지출을 줄이면서 전년 동기 대비 영업비용이 23.5% 감소했다.

위메이드와 위메이드 계열사 역시 영업비용 감축, 개발 자회사 조직 개편으로 적자 폭을 줄이고 적자고리를 끊었다. 펄어비스도 비용을 감축하며 적자폭을 축소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얼리 액세스로 선보이는 RTS 게임 '스톰게이트'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가 얼리 액세스로 선보이는 RTS 게임 '스톰게이트' [ⓒ카카오게임즈]

한편, 게임사들은 하반기 자체 개발과 외부 투자를 병행하며 글로벌을 겨냥한 포트폴리오 확장에 힘쓸 계획이다. 넥슨은 7월 출시해 흥행에 성공한 ‘퍼스트디센던트’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퍼스트버서커: 카잔’, ‘낙원: 더파라다이스’ 등 신작 준비에 매진한다.

넷마블은 하반기 신작 4종을 출시하고,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 서비스 강화와 더불어 ‘다크앤다커모바일’과 ‘인조이’ 등 야심작을 연내 내놓을 계획이다.

엔씨는 신작 ‘호연’을 이달 중 출시하고 기존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서비스 권역을 확장한다. 외부 개발사 투자도 지속해나간다. 카카오게임즈는 퍼블리싱 신작을 연달아 출시하고, 자회사 개발작을 독일 ‘게임스컴’에 출품하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릴 참이다. 자회사 라이온하트의 신작도 출격 대기 중이다.

컴투스는 퍼블리싱 작품들의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는 한편, 일가견이 있는 야구게임 개발에 집중해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중국 출시와 더불어, PC/콘솔 야심작 ‘붉은사막’의 출시 마케팅을 게임스컴을 기점으로 본격화할 계획이다.

웹젠은 ‘뮤모나크2’ 등 신작 출시와 함께 외부 개발사에 지분 투자를 지속해 IP 발굴에 힘쓴다. 위메이드는 ‘미르’ IP로 중국 시장을 노리고, 연내 출시를 목표로 야심작 ‘레전드오브이미르’ 개발에 집중한다. 데브시스터즈는 기존 게임들로 인도 및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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