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뷰] '오킹'이 '선한 영향력'?…'더 어그로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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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서바이벌 예능'의 묘미는 매 라운드 탈락과 생존의 희비를 보며 이를 예측하는 재미에 있다.
만약 우승자를 알고 본다면 그 재미는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지난 13일 파트2(5~7화)를 공개하며 완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더 인플루언서'가 여기에 해당한다.
더 인플루언서는 공개 전부터 '우승자 스포일러 논란'에 휩싸였다. 이는 출연자 중 한 명인 유튜버 '오킹(본명 오병민)'과 최승정 전 위너즈 대표의 폭로전 중 나온 스포일러 내용이 단초가 됐다.
지난 5월 당시 최 전 대표는 "오킹이 자신의 집에 찾아와 방영 전인 더 인플루언서의 우승자가 자신이며 상금만 3억원이라는 내용을 말했다"는 내용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넷플릭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제작진이 해당 내용을 인지하자 업계에선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까지 거론된 바 있다. 그러나 제작진은 별도 법적 조치없이 예정된 시기인 지난 6일과 13일에 각각 파트1과 2를 나눠 공개하기에 이른다.
이미 뚜껑이 열린 채 공개된 더 인플루언서는 한 마디로 '더 어그로언서(어그로+더 인플루언서)'였다. 77인의 인플루언서 중 최고를 가리는 기준은 '화제성'이라는 포장지 속에 '누가 더 어그로를 잘 끄는가'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서로 '좋아요·싫어요'를 주고 받는 첫 미션부터 시작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연상케 하는 인터넷 방송 미션은 어그로(도발·골칫거리 등의 뜻을 가진 aggravation의 속어로, 온라인 상에서 관심을 얻기 위해 자극적인 행동을 하는 의미로 이용되고 있다)의 절정을 보여줬다.
참가자들은 미션을 수행하며 채팅방 제목에 '중대발표 하겠습니다'라거나 '최초공개' 등 자극적인 문구로 어그로를 끌며 최대한 많은 시청자를 모았다. 이는 '머니게임', '없는 영화' 등 온라인 콘텐츠를 기획하며 전문성을 쌓은 '진용진'이나 1세대 온라인 방송 진행자 '대도서관(본명 나동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인플루언서의 전문성을 확인한다기보단 정해진 시간 내 순발력을 확인하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장지수'의 경우, 더 인플루언서 안에서 넷플릭스를 비판하는 방송으로 탈락의 위기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이후 진행한 사진 미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인 1조로 팀을 이뤄 진행한 미션에선 체험단의 '아이트래킹(시선의 위치나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술)'을 통해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문 사진을 남겨야 했다.
해당 미션의 경우 섹슈얼한 사진이나 자극적인 텍스트를 사진에 적용하는 형태의 전략들이 활용됐는데 이마저도 어그로 테스트에 지나지 않았다.
상대 인플루언서를 설득해 타이틀을 얻는 '해시태그 배틀' 역시 주어진 상황에서 설명을 제대로 못하거나, 동정심을 얻지 못할 경우 승리하기 어려운 형태로 설계됐다.
특히 해당 미션에서 오킹이 '선한 영향력'이라는 해시태그를 선점한 부분이 편집되지 않은 채 그대로 공개돼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이 '폭로'라는 해시태그를 얻기 위해 '필리핀 원정' 루머를 해명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인플루언서의 자질 중 하나가 관심 끌기, 즉 어그로라고 가정한다고 해도 더 인플루언서는 파이널 미션(최종 4인 대상)까지 기조를 유지한다.
파이널 미션에 참가한 최종 4인 ▲오킹(토크) ▲빠니보틀(여행) ▲이사배(뷰티) ▲장지수(콘텐츠 기획·트렌드) 모두 특장점이 있는 인플루언서였지만 현장 관객을 모으는 형태로 설계돼다보니 개인의 능력보단 게스트나 먹방에 의존한 양산형 콘텐츠로 경쟁하기에 이른다.
더 인플루언서는 스포일러로 김이 샌 부분도 재미 요소를 반감시켰지만 최고 인플루언서를 가리는 서바이벌 예능의 기획 취지와 맞지 않게 유튜브, 아프리카TV(숲), 틱톡 등 '플랫폼 전쟁' 속에서 '누가 최고의 어그로꾼이자 관심종자인가'를 가르는 데 그치고 말았다. 결국은 플랫폼 전쟁 속 '더 어그로언서'로 귀결된 셈이다.
다만, 제작진이 이 모든 위험 요소를 감안하면서 더 인플루언서를 만든 것이라면 우리는 넷플릭스가 짜놓은 거대한 덫에 걸려든 것일 지도 모른다.
진정한 어그로는 더 인플루언서라는 타이틀로 자극적인 국내 온라인 방송 행태를 꼬집고 싶었던 넷플릭스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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