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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 혹은 '동맹'?…지상파·웨이브 재계약 논의 언제까지 [IT클로즈업]

채성오 기자
지상파 3사. [ⓒ 각사 홈페이지 갈무리]
지상파 3사. [ⓒ 각사 홈페이지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토종 OTT '티빙(TVING)'과 '웨이브(Wavve)'의 합병 논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또 한 번 주요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지상파 3사와 웨이브의 콘텐츠 공급 계약 만료 시점이 이달까지로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넷플릭스 등 타 OTT 플랫폼들이 지상파 측에 더 높은 계약 조건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늦어도 다음달까지 지상파와 웨이브의 콘텐츠 공급 재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장고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돌발적인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11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현재 지상파 3사와 웨이브가 콘텐츠 공급 재계약 논의를 진행중이다.

웨이브와 지상파가 콘텐츠 공급 재계약을 논의하는 상황이지만, 관련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복잡한 상황과 직면한다.

지상파 3사가 단순히 웨이브에 콘텐츠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웨이브의 주요 주주로써 지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웨이브는 SK스퀘어(SK스퀘어36.68%·SK스퀘어 아메리카 3.84%)가 40.52%로 최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으며 ▲KBS(한국방송공사 1.88%·㈜이케이비에스 17.95%)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각각 19.83%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즉, 콘텐츠 공급 재계약 실패는 웨이브 주요 주주인 지상파 3사의 이탈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상파 3사가 웨이브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웨이브 지분율. [ⓒ 디지털데일리]
웨이브 지분율. [ⓒ 디지털데일리]


특히 지상파 3사의 실시간 방송, 다시보기 등은 웨이브만 가능한 차별점인지라 타 OTT가 해당 계약을 따낼 경우 웨이브의 플랫폼 매력도는 감소할 수 밖에 없다. 넷플릭스 등 일부 플랫폼이 웨이브보다 나은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고 알려지면서 웨이브와 지상파 간 재계약 논의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한 모습이다.

이미 넷플릭스의 경우 일부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공급한 바 있다. KBS2에서 방영된 '연모'는 넷플릭스에서 글로벌 톱10 순위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흥행할 수 있다는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지상파와 제작 파트너로 호흡을 맞췄던 '피지컬: 100'과 '나는 신이다'도 흥행하며 성공적인 협업 사례를 만든 바 있다.

일각에선 지상파 3사와 웨이브가 콘텐츠 공급 재계약을 매듭짓고 티빙과 웨이브 합병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고 전했지만 현재 관련 계약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3사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재 웨이브와 (콘텐츠 공급과 관련된) 재계약을 논의하는 과정"이라며 "(넷플릭스 등 외부 기업과의 콘텐츠 공급 계약 논의에 대해선) 현 단계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상파 3사와 웨이브의 콘텐츠 공급 재계약 논의가 장기화됨에 따라 토종 OTT간 합병도 정체되는 모습이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주도하고 있는 CJ ENM과 SK스퀘어는 '웨이브와 지상파 3사 간 재계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초 양사는 올 하반기 본계약을 체결하고 티빙과 웨이브를 순차적으로 합병하는 계획을 공개했으나, 지상파가 이탈할 경우 해당 계약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상파 3사와 웨이브가 콘텐츠 공급 관련 재계약을 맺지 못하면 OTT 합병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지상파 콘텐츠가 빠지게 된다면 합병 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가능성까지 고려해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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