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노숙자의 도시는 AI로 거듭날 수 있을까?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세일즈포스가 9월 17일(현지시각)부터 19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연례 최대 규모의 글로벌 IT 컨퍼런스 ‘드림포스 2024’가 마무리됐다.
세일즈포스의 드림포스 2024 행사는 세일즈포스 자체 최대 행사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지만 행사가 개최되는 샌프란시스코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드림포스는 샌프란시스코에 매년 약 1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대형 이벤트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행사 등록 인원만 4만5000명으로 이들을 통해 숙박, 식음료, 교통 등 다양한 산업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노숙자가 늘고 강도·절도 범죄율이 증가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제로 행사 이틀전만 해도 주요 행사가 펼쳐지는 모스콘 센터 (Moscone Center)에서 몇블록 떨어지지 않은 곳에 노숙자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커피 전문점 안에선 노숙자와 직원 간 실랑이가 벌어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물론 행사가 시작되자 모스콘 센터를 중심으로 노숙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샌프란시스코 정부가 경찰력 등을 동원해 행사기간 동안 노숙자들을 미션 스트리트 등 특정 지역으로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세일즈포스 CEO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역시 이 행사가 도시의 미래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강조하며, 도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드림포스 2024 첫날 기조연설에서 "샌프란시스코가 이보다 더 좋아 보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베니오프 CEO는 지난해 드림포스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통해 시 당국에 경고한 바 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를 사랑하는 마음을 거친 형식으로 표현한 것 뿐"이라며 한발 물러서며 2024년 개최를 약속했다.
이에 따라 지역 호텔 및 숙박 업계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2025년에도 이 행사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계속 열릴지에 대해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다. 마크 베니오프는 내년에도 이 도시에서 컨퍼런스를 개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모든 것이 잘 진행된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이라며 시 당국을 향한 무언의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몇몇 외신들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가 AI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스타트업들이 다시 복귀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는 구글의 자율운행차 웨이모가 도심 곳곳을 누비고 있는 첨단 도시다. 또 다양한 AI 스타트업들이 다시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직원들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 같아 보인다. 현지에서 만난 우버 기사는 "Crazy"를 세번 외치며 샌프란시스코가 노숙자로 "미쳐 돌아가고 있다"고 분개하기도 했다.
행사가 끝나는 마지막 날 모스콘 센터에 설치된 행사 관련 기물들이 철거되는 순간 도심에는 노숙자들이 진입하기 시작했다. 행사기간 동안 쾌적하게 쇼핑할 수 있었던 유통매장 타겟(Target)에 노숙자들이 어느새 들어와 지역 주민들과 시비가 붙는 광경을 목격하기도 했다.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들의 축제 도시에서 노숙자들의 도시로 순식간에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행사가 끝난 샌프란시스코가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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