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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연임 기상도…신한금융, 보험 계열사 수장 누가 살아남을까

권유승 기자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왼쪽),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 ⓒ각 사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왼쪽),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 ⓒ각 사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신한금융그룹 보험계열사 대표들이 올해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연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생명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 이영종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의 실적을 상당 부분 책임졌고, 요양산업 진출 등 신사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연임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손해보험 계열사인 신한EZ손해보험 강병관 대표는 적자탈출을 면치 못하고 있을뿐더러, 실적 측면이 아니더라도 아직까지 디지털손해보험사로서 이렇다할 경쟁력 있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로, 수장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와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가 각각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0일 자회차 최고경영자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12개 계열사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 작업에 돌입했다.

◆생보업계 '톱2' 노리는 이영종…호실적 등에 업고 연임에 무게

우선 지난해 초 취임한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는 연임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딱히 구설수에 오를만한 사건사고가 없었을 뿐더러 실적 등 성과적인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이유에서다.

신한라이프의 지난해 순이익은 4724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순익 역시 3129억원으로 0.4% 증가하며 호실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전년도 유가증권 처분·평가이익 소멸에 따른 금융손익 감소에도 신계약 성장으로 인한 보험이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 같은 신한라이프의 실적은 '톱3'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는 생명보험업계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자산 기준 생보업계 3위에 안착하고 있는 교보생명과 지난해 순익(4757억원) 차이는 33억원에 불과해 이영종 대표의 "생보업계 톱2 도약"이라는 포부에도 한 걸음 다가가고 있는 분위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라이프는 아직 주요 대형 생보사들과의 체급차이는 여전히 크긴 하지만, 순익 측면으로 보면 성장세가 매서운 건 사실"이라며 "이정도면 성공적인 보험사 통합 사례 중 하나로 꼽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신사업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특히 보험업계 주요 신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요양산업 진출에 발 빠르게 나섰다. 지난 1월 요양사업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출범시키고 요양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경기 하남 미사에 노인요양시설을 오픈할 계획이며, 서울 은평구에는 시니어 주거복합시설 건립 부지를 매입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병관 신한EZ손보 대표, 잇따른 적자에 연임도 불투명

이에 반해 강병관 신한EZ손보 대표의 연임은 불투명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부진한 실적이 연임에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신한EZ손보는 2022년 출범이래 단 한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한 실정이다.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61억원을 나타냈으며, 지난해 78억원, 2022년에는 127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만 보면 적자폭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억원 늘어난 셈이다.

물론 여타 디지털손해보험사들 역시 흑자전환에 애를 먹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 같은 실적은 나름 선방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디지털손보사로서 아직까진 뚜렷한 성과를 내보이지 못했다는 점은 연임에 부정적인 측면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실적을 제외하더라도 다른 디지털손보사들이 내놓고 있는 혁신적인 상품에 비하면 특색있는 디지털손보사로서 이렇다할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 또 다른 디지털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의 경우 탄 만큼 보험료를 지불하는 자동차보험으로 차보험 시장에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신생 보험사인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최근 보험료를 환급해주는 해외여행보험을 선보이며 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수장 교체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손보사는 애초에 장기적인 플랜으로 시장성을 바라보기 때문에 당장의 실적만으로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CEO 연임 여부에서 실적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연임을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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