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뒤 고갈 별정우체국연금, 운영비는 공무원 연금 58배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별정우체국연금이 3년 뒤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관련 운영비는 일반 공무원 연금 대비 58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별정우체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의 지정을 받아 국가로부터 위임받은 체신 업무를 수행하는 민간 설립 우체국이다.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박민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별정우체국연금관리단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별정우체국연금 관리운영비용은 전체 수입 대비 17.4%(부담금 수입·운용수익 총합 354억9000만원 대비 운영비 61억7100만원)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비중이 0.3%인 공무원연금공단 대비 약 58배에 달한다.
관리운영비는 계정상 포함 항목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기관 운영에 따른 인건비와 일반경비, 청사관리 및 감가상각 등을 포함한다. 관리운영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가입자 혜택이 줄고, 조직관리 등에 지나친 비용을 지출한다는 지표 중 하나다.
참고로 손익계산서로 살펴본 각 공적연금공단의 지난해 관리운영비와 비율은 ▲국민연금, 수입액 82조2930억원 대비 8240억원·1% ▲공무원연금, 수입액 23조8911억원 대비 723억6291만원·0.3% ▲사학연금, 수입액 5조9083억원 대비 318억원·0.54%로 집계됐다.
1000조원이 넘는 기금을 갖고있는 국민연금의 경우, 별도 기금운용본부 전문인력을 다수 운영하며 주식등 공격적인 투자액이 많아 관리운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성이 있다.
이에 반해 별정우체국연금은 3200명에 불과한 가입자수로 규모의 경제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더군다나 가입자 대비 수급자를 나타내는 부양률도 지난해 말 기준 78%로 ▲공무원연금(52%) ▲사학연금(35%) ▲국민연금(30%)에 비해 월등히 높은 상황이다. 연금제도는 공무원연금처럼 후하게 설계돼 있지만 정부가 공무원연금처럼 적자를 보전하지도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자금만 살펴봐도 부담금 수입은 325억5900만원, 급여금 지출은 659억원으로 연간 적자만 333억4200만원이다. 적자액이 보험료 전체 수입을 초과할 정도다.
기존 기금을 매각해 적자를 메꿀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지난해 말 기준 기금 규모는 811억4700만원에 불과하다. 2019년말 기금 규모가 1311억68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4년만에 38.1%가 감소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적자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별정우체국연금관리단이 추계한 2034년 연금수지는 615억7600만원 적자로 같은 해 예상 연금 부담금 수입 389억7900만원의 약 1.6배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사업비용을 합한 재정수지 적자액은 691억1600만원으로 더 심각하다.
또한 지난해 8월 별정우체국연금관리단의 연구용역 '재정안정화를 위한 별정연금제도 개선 및 기금운용 효율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연금 기금이 불과 3년 후인 2027년 완전 고갈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적자 구조이지만 연금지급 적자분에 국고 지원을 받는 공무원연금 기금은 2000년 1조7752억원에서 지난해 말 15조6686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박민규 의원은 "별정우체국연금은 제도의 존속 자체가 불투명해 폐지를 포함한 전면적 방향설정이 필요하다"며 "타 공적연금과 통합과 기존 수급자 및 보험료 납입 기간에 대한 보전 등 세심하면서 과감한 정책설계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과거 정부가 예산 부족으로 민간 자금으로 설립된 별정우체국은 시대와 여건이 변한 만큼 소유 및 운영권과 소속 직원의 신분 개편 등 다각도에 걸친 재검토가 필요하며, 더 이상 늦춰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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