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

홈쇼핑社, 케이블 송출중단 예고…디지털 취약 가입자 많아서? [IT클로즈업]

강소현 기자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홈쇼핑과 케이블TV(SO) 사업자 간 갈등이 또 터졌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홈쇼핑사가 ‘블랙아웃’(방송송출 중단) 카드를 내민 가운데, 약한 고리인 케이블TV를 시작으로 유료방송 업계 전반으로 송출수수료 인하 압박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 ENM 커머스(CJ온스타일)는 이날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 등과 홈쇼핑 라이브 방송 채널 계약을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방송 송출은 내달 1일부터 중단된다.

사실 두 사업자가 송출수수료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당장 지난해도 CJ온스타일과 현대홈쇼핑은 LG헬로비전에,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티브이에 각각 홈쇼핑 라이브 방송 채널 계약 종료를 통보한 바 있지만 실제 송출 중단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홈쇼핑사는 유료방송사의 가입자가 감소해 채널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송출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유료방송사는 홈쇼핑사가 방송 채널에서 모바일 구매를 유도해 방송 매출을 줄이는 눈속임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홈쇼핑사는 지난해부터 외형 성장이 멈추고 영업이익이 줄고 있는 가운데, 송출수수료 부담은 높아졌다고 말해왔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TV홈쇼핑 방송 매출액의 65.7%를 기록했다.

특히 홈쇼핑사는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감소가 자사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봤다. 2022년 TV홈쇼핑 7개 업체들의 방송 매출액은 3.7% 감소하면서, 2020년(1.8%)과 2021년(2.5%)에 이어 3년 연속 역성장을 이어갔다.

같은기간 케이블TV의 가입자 수도 감소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 기준 케이블TV의 가입자 수는 1273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과 2021년과 대비 각각 3.8%, 1.5%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유료방송사의 입장은 다르다. 홈쇼핑사가 방송 채널에서 모바일 구매를 유도해 방송 매출을 줄이는 눈속임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홈쇼핑사의 모바일 매출 역시 송출수수료 산정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서 2020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TV홈쇼핑 이용자의 60%는 모바일 전용 앱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특히 응답자 중 92%가 모바일 앱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로 사업자가 임의로 제공하는 ‘할인혜택’을 꼽았다.

특히 케이블TV는 홈쇼핑사를 상대로 송출수수료를 계속 인하해왔다고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사업자의 홈쇼핑 송출수수료 증감률은 ▲2017년 –4.6% ▲2018년 –2.6% ▲2019년 –1.7% ▲2020년 –3.8%다.

업계에선 케이블TV를 시작으로, IPTV(인터넷TV) 등 유료방송 전반으로 송출수수료 인하 압박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출중단 통보 대상으로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 등을 먼저 선택한 이유도 다른 사업자들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CJ온스타일은 해당 방송에서 송출 중단을 선택한 이유가 아날로그 송출방식인 8VSB(단방향상품) 가입자 비중이 높아 수수료 대비 매출 개선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다른 사업자와 비교해 이 3곳의 8VSB 가입자 비중이 높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사업자는 기존 아날로그 가입자의 디지털 복지를 확대한다는 정부 정책에 따라8VSB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2022년 12월 기준 8VSB 가입자 비중은 ▲LG헬로비전 27.5% ▲SK브로드밴드 47.1% ▲딜라이브 34.8% ▲CMB 95.1% ▲HCN 36.7% ▲개별SO 55.0% 등이다.

이번 송출 중단이 현실화하면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과 충북의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 가입자들이 CJ온스타일·CJ온스타일 플러스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결국 가입자가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올해 더욱 악화된 경영상황을 직면한 케이블TV 업계는 정부에 중재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홈쇼핑송출수수료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홈쇼핑 송출수수료 대가검증 협의체를 꾸린 바 있다.

무엇보다 이번 송출 중단에 대한 우려는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송출중단으로 케이블TV의 주 재원인 홈쇼핑송출수수료가 줄면, 결국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게 돌아갈 콘텐츠사용료 역시 줄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방송시장의 재원구조를 살펴보면 유료방송사가 수신료와 홈쇼핑송출수수료를 받는 대신 지상파에 재송신료(CPS)를, PP에 콘텐츠 사용료를 지급하는 구조다.

한편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이날 “홈쇼핑사가 합리적 수수료 산정 방안을 무시하고, 무리한 송출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라며 "디지털 취약세대 상대 송출중단은 미디어의 공공성 저버린 처사"라고 밝혔다.

이어 “8VSB 상품 가입자는 오히려 홈쇼핑 주요 고객층인 중장년층의 가입률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8VSB상품의 TV홈쇼핑 매출기여가 타 방송상품 대비 적다는 것은 검증되지 않은TV홈쇼핑사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