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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정보기술 건전성, 상위 10%"... 난공불락 의료 데이터 공략, 빛 봤다

이건한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최근 기업공개(IPO) 예비실사 이후 저희 주관사(하나증권)로부터 미소정보기술의 기업 건전성이 상위 10%에 해당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앞으로 보다 정량적인 수치 성과를 만들어내는 부분에 대해 논의했고, 지난해 합류한 CFO(최고재무책임자)도 이전 상장 경험을 토대로 모든 IPO 일정이 지연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안동욱 미소정보기술 대표는 21일 조선팰리스 서울강남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2026년 상반기 IPO를 앞둔 미소정보기술의 기업 현황과 핵심 경쟁력, 올해 목표 등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안동욱 미소정보기술 대표이사가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2025년 사업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미소정보기술은 2015년 한림대학교의료원과 협력을 기점으로, 현재 의료데이터 처리 분야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각종 병원 및 의료 연구원 등 기관이 보유한 의료 데이터는 오래전부터 '금'과 같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병원 내로는 환자 분석과 케어 서비스 개발 측면에서, 외로는 상업적 확장성과 부가가치가 높은 헬스케어 사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료 데이터의 수집, 가공, 서비스 개발까지 모든 영역에서 일반 데이터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의 난제들이 따른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론 개인정보 중에서도 유출에 따른 부작용이 큰 '민감 데이터'에 해당해 서비스 개발이나 사업 자체의 법적 장벽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기술적으로도 수많은 병원·의료기관에 산개된 광범위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프로세스를 통합하는 일 또한 난이도가 상당하다. 무엇보다 리스크 회피 성향이 강하고 보수적인 병원의 협력을 끌어내는 일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다들 포기한 CDW "포기 안 해"… 집념으로 일군 신뢰

안 대표에 따르면 미소정보기술은 이를 집념으로 돌파했다. 시작은 CDW(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다. 환자의 의료기록, 임상시험 데이터, 의료기기 데이터 등을 통합 저장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인 CDW는 의료 정보의 효율적 이용 측면에서 인프라 역할을 한다. 의료 데이터 사업에서 꽤 중요해 보이지만 현재 국내에서 CDW 구축 사업은 약 3개 회사 정도만 진행할 뿐이다. 사업 수익률 기대치가 평균 3%에 불과하며, 그나마 구축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바로 적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종근 미소정보기술 CMO는 "이런 경우를 몇 번 겪다 보니, 경쟁사들이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미소정보기술만이 좋은 때를 기다리며 남았다"며 "이때 우리는 (낮은 마진율 대응을 위해) 모든 역량을 원가 절감이 가능한 환경 구축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은 몇 년 만에 가시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미소정보기술의 의료 데이터 관리 및 시스템 구축 역량에 신뢰를 갖게 된 의료기관들이 먼저 협력의 손을 내밀게 된 것. 현재 국내외에서 다양한 협력 러브콜 및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CRaaS부터, 다시 스마트빅까지… 사업확장 초석 갖춰

CDW 구축 노하우와 의료기관과의 확대된 협업 기회를 발판 삼아, 지난해 미소정보기술은 의료데이터 분석 워크플로우 전 과정을 제공하는 임상분석통합솔루션 'CRaaS(Clinical Research as a Service)' 기반으로 가시적인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매출 170억원 가운데 67%가 의료 분야에서 창출됐으며, 수주 매출만 약 100억원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미소정보기술은 지난해 의료 데이터 활용 사업 기반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스마트빅(Smart BIG)' 플랫폼 기반의 '인공지능 멀티모달 데이터 플랫폼(AIDT)' 구축이 핵심이다. 이는 미소정보기술의 데이터 처리 및 분석 노하우를 집약해 단순 텍스트 데이터를 넘어 사진, 영상, 음성 등이 포함된 '멀티모달 데이터'를 수집-가공-저장-분석-활용 등 전과정을 통합 환경에서 가능하게 한다.

손진호 미소정보기술 CTO에 따르면, AIDT는 의료기관에 적용할 경우 20~30 종류에 달하는 산개된 의료 데이터를 모아 기관이 주로 원하는 소수의 핵심 기능, 인프라 구축이 제공한 플랫폼으로 구축할 수 있다.

의료 영역에서 ADIT 적용 사례를 설명한 장표. [ⓒ 발표자료 갈무리]

또한 헬스케어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도 위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경쟁사 대부분은 초기에 병원 진료 데이터만 갖고 시작하지만, 결국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선 검진 데이터, 환자 유래 데이터, 라이프로그, 나아가 유전체 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활용 기반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관련 사례로 이날 언급된 미소정보기술의 대형 고객사 A는 현재 직원들의 PHR(개인건강기록) 처리 계약을 맺고, 임직원들은 자신의 검진·진료 데이터를 스마트폰에서 확인하며 건강 유지에 필요한 예방적 조치를 조언받는 서비스를 시범운영 중이다. 성과가 좋아 지난해 12월부터는 이를 일반 사용자 대상으로 확대하기 위한 또다른 사업 계약도 체결됐다.

나아가 헬스케어 분야의 디지털 트윈 사업도 추진 중이다.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의료 데이터와 분석 결과가 늘어날수록 이를 모니터링하는 일이 쉽지 않다. 미소정보기술은 여기에 개인 데이터와 동기화된 디지털 아바타 개념을 도입해 누구든 자신의 건강 문제를 직관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해결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안 대표는 이처럼 광범위한 데이터 처리 플랫폼 구축 노력에 대해 "고속도로를 깔고 휴게소를 짓는 투자"로 비유하며 "소비자가 좋은 차(서비스)를 타게 만들고 싶으면 소비자가 움직이게끔 하는 인프라도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헬스케어 디지털트윈에 적용되는 아바타 활용 예시. [ⓒ 발표자료 갈무리]

이밖에 민감 데이터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처리 측면에선 'e-어니스트 브로커'와 '다이나콘'을 구축 중이다. 어니스트 브로커는 의료 데이터가 규제 기관의 기준을 준수하는 형태로 자동 비식별화 및 가명화하는 솔루션이며, 다이나콘은 정보 제공자 스스로 자신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상태를 보고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으로, 올해 구축이 완료된다.

보릿고개 없다는 2025년 "매출 300억원, 영업이익률 25% 목표"

이처럼 시장 내 신뢰, 기술 경쟁력, 사업 확장성을 두루 확보한 미소정보기술은 올해 매출 목표로 300억원을 제시했다. 이미 수주한 사업 규모가 크며, 안 대표는 "덕분에 보통 1분기에 찾아오던 '보릿고개'를 올해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영업이익률도 24년 10% 대비 크게 증가한 25%를 제시했다. 이는 현재 소프트웨어 업계의 상황을 볼 때 높은 이익률 목표인데, 지금까지 구축한 솔루션 인프라를 바탕으로 생산성이 향상돼, 직원 규모(인건비)를 늘리지 않아도 안정적인 사업 운영 및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후 주관사와 합의한 2026년 상장 시점 목표 기업가치는 약 1500억원이다.

안 대표는 "의료와 헬스케어가 현재 사업의 중심이지만 미소정보기술의 정체성은 결국 '데이터'이고 매년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AI만 해도 더 이상 구축보단 활용이 중요한 영역이자, 이는 내가 어떤 데이터를 갖고 있느냐가 핵심 차별화 요소"라고 강조했다.

미소정보기술 2025년 목표 사업성과. [ⓒ 발표자료 갈무리]

한편, 이런 가치를 바탕으로 미소정보기술은 회사의 사업 범위를 B2G(정부기관대상), B2C(일반소비자대상) 등으로 확대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숨플'이란 서비스를 지난해 론칭해 운영 중이다. 일종의 위치정보, 증강현실(AR) 기반의 보물찾기 앱인 숨플은 현재 자회사 '이담'을 통해 운영 중이며 지난해 매출 3억원, 적자 없는 운영과 더불어 기업가치 50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하며 순항 중이다.

유재훈 이담 대표는 "보물찾기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여러 인문학적 상호작용 데이터에도 숨은 가치가 있다. 이를 시작으로 다이어트, 재활, 산책 등 헬스케어 영역으로도 확대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올해는 전국 서비스 확장과 더불어 미소정보기술과 데이터 비즈니스 측면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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