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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스토리⑦]“글자는 잊어라…그림으로 소통한다”

심재석 기자

[특별기획/내일을 향해 뛴다…′새내기 벤처 스토리′] 자라자 김유 대표

“웹에서 문자로 소통하는 시대는 갔다. 이젠 그림으로 커뮤니케이션 하자”

스케치판(www.sketchpan.com)을 운영하는 ‘자라자’ 김유 대표(사진)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변화를 주장한다.

 

자라자의 스케치판은 온라인상에서 쉽게 그림을 그리고, 이를 다른 네티즌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

스케치판은 단순히 웹 상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저작도구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린 그림으로 다른 네티즌과 소통하고, 함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문자가 아닌 각자의 그림으로 소셜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갈 수 있다.

때문에 자라자에서 ‘www’는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의 약자가 아니라 월드위드아웃워드(World without word. 단어가 없는 세상)으로 통한다.

특히 스케치판에서는 웹상에서 그린 그림의 결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과정까지 볼 수 있다. 스케치판의 리플레이 기능은 하얀 화면에서 첫 선을 그리는 순간부터 그림이 완성될 때까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김유 대표는 “리플레이 기능을 통해 그림을 그리는 과정 속에 표현하고 싶은 것과 심리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스케치판 영문사이트에는 약 32개국의 네티즌들이 접속한다. 김 대표는 “2009년에는 해외 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것은 대학교에서의 경험 때문이었다.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 학과 졸업한 김 대표는 학창시절 종이에 직접 그림을 그린 후 이를 연속 촬영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림을 연속촬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계인 ‘라인 테스트기’가 몇 대 없었다. 때문에 1~2학년은 선배들에게 밀려 이 기계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스케치판은 김 대표의 이런 경험에서 태동했다.

김 대표가 스케치판을 만들고 처음 창업에 나섰을 때는 그림 전공자나 그림 마니아들이 스케치판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이용자의 80% 이상은 15세 미만이다. 특히 초등학생 및 유아의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때문에 김 대표는 비즈니스 방향을 그림 전문가 중심에서 어린이 중심으로 바꿨다. 처음에는 전문가나 그림 마니아들이 웹상에서 손쉽게 그림을 그리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했지만, 이제는 어린이들이 놀이용, 교육용으로 이용하는 서비스로 나아가고 있다.

어린 시절 이용하는 수 많은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을 스케치판이 대신하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포부다. 김 대표는 “3살 때의 감성을 평생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자라자'는 이를 위해 타블렛 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타블렛은 어린이들에게 미술도구와 교육도구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또 스마트폰 등 터치폰이 대세가 되면서, 모바일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한편 김 대표는 국내 웹 시장에서는 포털 사이트와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독립서비스로 자리잡기에는 현실적인 벽이 있다”면서 “포털과 전략적 제휴를 해야 한다는 것이 잠정적 결론”이라고 밝혔다.

<심재석 기자> 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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