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MWC 2010]한국관, 새로운 참가 전략이 필요하다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삼성전자, SK텔레콤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 2010’에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전 세계 통신관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중소 IT기업들도 MWC에 참가, 결실을 맺기 위해 조용히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형 IT 전시회 참가 경험이 적고, 바이어 유치, 홍보 등이 미숙한 상황이다. 비용문제도 중소기업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및 민간차원의 지원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MWC 2010’에 참가한 국내 중소 IT기업들은 총 12개사. DBDM모뎀 전문 업체인 씨모텍이 단독 부스를 차렸고, 나머지 11개사는 코트라(KOTRA)와 공동으로 국가관을 통해 수출상담에 나섰다.

◆전시회 참가도 노하우가 필요하다=씨모텍은 MWC 참가가 올해로 3번째다. 회사 매출의 90% 가량이 해외서 나오기 때문에 해외 전시회 참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는 단순히 수출상담, 바이어 발굴을 위해 MWC와 같은 전시회를 찾지 않는다.

이 회사 강승용 해외영업팀 부장은 "거래선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는 물론, 파트너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차원에서도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부장은 "비용문제만 놓고 보면 중소기업이 참가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모텍처럼 지속적으로 대형 전시회에 참가하는 기업과는 달리 많은 IT 중소기업이 전시회를 통한 전략수립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코트라도도 기업의 해외진출 도우미답게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언제나 예산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MWC에서 한국관 참가는 올해로 3번째다. 지난해 3천만달러 정도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린 것을 비롯해, 코트라와 함께 참가했던 한 업체는 노키아와 제품 공급계약 체결을 앞두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아직 한국관이 MWC에서 큰 위상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한국관은 획일적인 부스 디자인 등 총괄 기획이 없이 전시참가가 이뤄지다보니 전략적 접근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MWC에 참가한 한 업체 관계자는 "사전협조, 비용지원 등 해외전시회 참가 때 코트라가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면서도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코리아도 좋지만 기획성 전략·과감한 투자 선행돼야=올해 MWC의 한국과의 타이틀은 '프리미엄 코리아(Premium Korea)'이다. 다이내믹 코리아, 프리미엄 코리아 등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만든 영문슬로건들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의 진입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이번 MWC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말로만 IT강국, 프리미엄 코리아를 외치는 것 보다는 보다 체계적인 전략, 또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시부스의 패키지 및 대형화, 올해 MWC의 트렌드인 4G·스마트폰이라는 주제로 업체를 선발하고 부스를 디자인한다면 바이어 방문이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MWC 2번관에 위치한 프랑스 국가관의 경우 웅장한 규모를 뽐낸다. 전시면적이 삼성전자의 2배 이상에 달한다. 수많은 업체들이 참가했고 쉼터, 상담공간 등을 마련해 프랑스의 IT 중소업체와의 만남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한국과 맞은편에 위치한 아일랜드의 경우 테마관으로 꾸며놨다. 우리처럼 바둑판 모양의 획일적인 디자인에서 탈피, 그린을 주제로 전시부스를 꾸며놨다.

이번 MWC에 참가한 중소 IT업체 관계자는 "소프트웨어나 단말기, 네트워크 등을 패키지화해서 전시부스를 꾸미면 홍보 효과가 클 것"이라며 "전시참가업체 선정, 예산문제 해결,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면 자연스레 한국관이 알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KOTRA가 중소기업 활동에 다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새로운 발상, 기획 등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획일적인 전시부스, 비용문제 등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왕 할 거면 조금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제대로 하자는 것이다.

이번 한국관을 준비한 KOTRA 역시 많이 아쉽다는 입장이다. 한정된 예산, 참여업체 부족 등 때문에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올해 MWC 한국관에 지원된 예산은 약 6억원이다. 참가 업체들은 비용의 50%를 낸다. 하지만 KOTRA는 연간 200개에 육박하는 수많은 전시회를 지원하면서 특정 전시회에만 예산을 늘리기도 쉽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박성기 KOTRA 마드리드 코리아비즈니스 센터장은 "KOTRA 주체로는 MWC에 두번째 참가하고 있는데 작년보다 발전했지만 아쉬움 역시 남아있다"며 "MWC의 경우 IT벤처가 참가하기에는 비용부담이 크지만 한정된 예산을 늘리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중소 IT업체들이 단독으로 MWC와 같은 행사에 참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국가관 참가 업체들이 전시회 참가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바르셀로나(스페인)=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