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아이태니엄칩 분쟁, 결국 법정으로”…HP, 오라클 고소

백지영 기자

- 오라클 “HP는 이미 아이태니엄칩 수명 다 한 것 알고 있다” 맞대응 주목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HP가 결국 오라클을 고소했다. 앞서 지난 8일, HP는 “오라클이 HP 플랫폼을 사용하는 전세계 14만 고객사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칠 위험을 주고 있다”며 “오라클이 인텔 아이태니엄칩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시, 법정 소송을 불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HP는 15일(미국 시간),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고등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클은 지난 3월, 인텔 아이태니엄 프로세서에 향후 발표될 자사의 모든 소프트웨어 제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오라클은 “인텔이 x86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명확히 함에 따라 아이태니엄 프로세서의 수명은 이제 끝난 것 같다”며 “앞으로 인텔 아이태니엄 프로세서에서 운영되는 오라클의 차세대 소프트웨어 버전부터 개발을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재 인텔 아이태니엄칩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HP와 공동으로 개발돼 왔으며, 주로 HP 유닉스 서버에 탑재돼 있다.

 

HP가 1주일의 말미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오라클 측은 이에 대한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HP는 결국 오라클을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HP 측은 “오라클의 아이태니엄 지원 중단 결정은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HP 서버 고객들에게 이를 (오라클이 지난 2009년 인수한) 썬마이크시스템즈의 하드웨어로 교체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셈”이라며 “이번 오라클의 태도에 실망했다”고 질책했다.

 

오라클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HP의 고소는 악의적이고 쓸모없는 것”이라며 “인텔이 아이태니엄칩을 포기할 것이라는 사실은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둘도 없는 친구였던 HP와 오라클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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